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권민창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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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지난 주말, 정확히 말하자면 어제 저녁 9시쯤 난 기분이 언짢은 채 잠들어 오늘을 맞았다. 오늘 서평 책을 읽으면서 혹시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으신가요?’ 라는 내용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가뜩이나 마음이 지치는 요즘이었는데 폭발할 것만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다독여주는듯한 저자의 말에 마음이 녹았다. 오늘은, 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라는 그의 말에...

 

  아이가 양치하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칫솔만 갖다 대면 입을 꼭 다물거나 양치질을 못하도록 칫솔을 꽉 문다. 온 식구가 달려들어 아이 양치하는 시간만 되면 레슬링을 방불할 정도로 힘을 뺀다. 어젯밤도 그랬다. 신랑은 아이를 붙잡고 난 칫솔을 들고 아이와 함께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온 몸으로 거부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몇 번 칫솔을 들이밀다가 아이가 움직일수록 다칠까 싶어 꽉 잡는다는 게 남편 눈에는 아이를 아프게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다짜고짜 내게 성질을 내길래 나도 양치질을 그만두었다. 아이는 도망갔고 남편은 자기 직전까지 계속 화를 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이와 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다. 잠을 설친 건 뻔한 결과였다. 기분이 무척 좋지 않았다. 툭하면 성질부터 내는 그가 극도로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잘잘못을 차치하고 아무도 내 편이 없는 것 같아 서러웠다. 별 것 아닌것에 그날따라 녹다운이 돼 버린 기분이다.

 

  저자는 우리의 품격을 결정하는 말과 글이란 첫 내용부터 사랑은 시간을 쓰고 싶어지는 일’, ‘그 사람, 억지로 견디지 않으려고요’, ‘그럴듯한 마침표보다는 행복한 쉼표를이란 글들로 나를 위로했다. 역시 말을 통해 상처를 주고받는다. 여기 언급된 처세술이 뛰어난, 두 아이를 키우는 친한 누나처럼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항상 마음을 열어두면 좀 더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아무래도 모국어가 좋은 편이 아닌 남의 편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내 행복은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말에 결심했다. 주변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내 의지로 내린 결정에 대해 동기부여가 되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자고 말이다. 거창한 것도, 상대적인 것도 아닌, 나만의 행복은 지금 이렇게 오롯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결국 관계 속에서 지친 난,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누구도 상관하지 않고 나만의 행복을 위해 행동하기로 했다. 내 편은 바로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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