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야 울지 마라 - 베테랑 논설위원이 알려주는 언론홍보법과 보도자료 작성 꿀팁
김도운 지음 / 리더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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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야 울지 마라

 

  이 책을 읽고 저널리즘을 가진 전문기자와 정부기관의 홍보담당자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난 굳이 따지자면 후자의 입장이라 이 책을 읽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보도 자료의 내용을 전달하는 자는 수혜자이면서 내용을 전달받는 자의 관점과 꽤 달랐고 기자 또한 개선되지 않고 매년 숫자나 행사순서만 수정해 보내오는 기사가 눈에 차지 않으면서 일일이 고치지 못하고 그대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악순환이다.

 

  재작년쯤인가 학교에서 꽤 큰 규모로 금연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구청과 연계하여 실시한 행사라 외부 기자도 와서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작성해주었다. 며칠 뒤 교육청 뉴스사이트에서 일간신문을 보니 뉴시스, 헤럴드 등의 언론사에서 그 행사 내용을 기사로 다뤄준 것을 발견했다. 학교장과 학생들이 함께 활짝 웃으며 금연예방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나는 학교 신문을 작성하는 교직원이다. 그 기사를 보니 내가 찍은 사진과 기사의 질에서 많은 차이가 났다. 개인정보보호랍시고 아이들을 멀찍이 누구인지 분간하지 못하도록 찍거나 뒤통수만 찍는 나와 달리 표정이 살아있는 사진을 보고 흐뭇하기까지 했다. 이 책에선 <사진은 화룡점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사진이 갖는 특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최대한 근접한 콘셉트로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기관에서는 기관장을 크게 조명하거나 현수막 문구를 의식하는 사진, 모인 사람 머릿수를 의식하는 사진을 찍는다면 보도사진은 가능하면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그것도 일반인) 표정을 통해 분위기나 사실을 전달하려 한다. 독자가 사진을 보고 약간의 궁금증을 갖게 하고는 캡션으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것. 그것이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점이란다.

 

  책은 정책홍보와 언론홍보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직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홍보의 개념과 로드맵을 가르쳐주었다. 매년 예전 자료의 파일, 이를테면 전교임원선거, 공개수업 자료 등을 찾아내 날짜와 장소만 살짝 바꿔 영혼 없는 신문기사를 썼던 내 모습에 웃음이 났다. 공직사회는 꽤 경직된 편이라 기관이 배포한 자료가 어느 정도 비중으로 다뤄졌는지 보다 몇 개의 매체에 보도되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보도되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도된 내용을 읽어야 할 대상이 읽었는지, 읽고 이해했는지, 공감했는지가 진정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홍보도 양보단 질이다.

 

  사실 전문기자는 보도 자료에 영혼을 담지 않는단다. 보도 자료는 기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기사 없이 보도 자료만 작성하는 경우엔 온갖 지청구를 먹는다고 한다. 기관에서 생각하는 보도 자료와 언론사에서 생각하는 이것의 가치가 이렇게 현격한 차이가 있다니. 베테랑 현직 논설위원 김도운님이 쓴 이 책은 전문기자도 깜짝 놀랄 손에 잡히는 홍보 노하우를 매뉴얼에 맞게 소개한다. 여러 사례로 배우는 매스컴 공략법도 재미있었다. 기관이나 회사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담당자라면 보도 자료의 꿀팁을 꼭 배우고 가자. 신문과 방송, 인터넷뉴스 기자의 생리를 아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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