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씨씨TV
천눈이.서혁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씨씨tv

 

  제목만 봐서는 어떤 도서인지 감이 안 왔었다. cctv 니까 범죄에 관한 기록인가 넘겨짚었었다. 아뿔싸! 남다른 책 표지부터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빠져드는 이 신선한 느낌이라니! 출판사가 소개한 말마따나 우리들의 건강한 현실적 외줄타기를 도와줄 관찰일기가 맞았다! 각기 계층의 다양한 군상들이 펼쳐내는 이야기엔 나의 에피소드도 들어있었다. 리얼한 민낯을 들여다보며 타인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더욱 공감이 많이 갔다. 책을 검색하다가 저자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가볍고, 가볍지 않은 성인동화라고 명명한 이 책은 일상의 답을 찾지 못하는, 주변을 둘러보고 싶지만 귀찮은, 이야기는 좋지만 텍스트는 거북한, 일상의 현실적 당충전을 원하는, 어른이지만 피터팬 증후군은 아닌 이들에게 필요한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책에 수록된 일러스트가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고양인가? 싶었는데 애니메이션 캐릭터 베티붑도 닮았다. ‘천눈이라는 저자의 소개를 보니 현실과 이상을 넘나드는 그녀만의 독특한 화풍은 새로운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며 해방된 시각적 소통으로 일상을 채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자 서혁노님도 천눈이님과 같은 자산관리사인데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굵직한 포럼을 진행하기도 한단다. 사실 직업과 이 책의 연관성은 별로 없는 듯하다. 단지 사회적 인간으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며 느낀 점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책에 언급해놓은 듯하다.

 

  각설하고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에겐 딱이었다. 시집이자 때론 산문집같은 형식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내용 또한 흔히 보는 처세서,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간접적 접근의 신개념 퓨전 에세이라 할 수 있겠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일러스트가 표현하는 것에 재밌어 눈을 뗄 수 없었다. 책의 재질과 화려한 색감 또한 한 몫 하는 것 같았다. 한 면을 차지한 밧줄을 넥타이처럼 맨 남성으로 추청되는 그림의 제목은 나의 주인은이었다. ‘나를 옥죄는 옷은 나의 취향도 개성도 상징하지 않는다. 오직, 월급을 건네는 이들의 화려한 축제복이란 문장이 다가왔다. 나도 직업복이 따로 있진 않지만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 컴퓨터 앞에 하루종일 앉아있으면서 최적화된 로봇같은 느낌이 든다. 퇴근하고 나서야 내가 입고 있는 가벼운 면티와 청바지가 나를 나로 느끼게 할뿐. ‘위기 속에 하나 되는 민족이란 제목의 에세이엔 전염 바이러스로 인해 서로 커져만 가는 의심의 눈초리를 지적하며 흑백의 사진처럼 눈을 강조한 일러스트를 삽입했다. 나를 쳐다보는 그 눈빛에서 여러 감정이 느껴진다. 오롯이 존재하는 밤 풍경의 풀잎을 보랏빛과 검은 밤으로 매치하여 표현한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었다. 참신한 그림과 일상의 위로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라.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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