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 미술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지음, 박소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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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

 

  지금은 시국이 이러니 미술관을 못 간지 꽤 되었지만 종종 나는 계획적으로 또는 충동적으로 미술 전시를 보러 다녔다. 결혼 전에는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다니며 명화를 감상했었는데 결혼 하고 나니 아이와 함께 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았다. 요즘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중인 전시'에바 알머슨 vida '이나 전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이 그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 와서 눈높이에 맞춰 그림을 함께 보는 엄마들의 모습이 새삼 생각나며 부럽기까지 했다. 지금은 돌잡이 명화세트같은 그림책으로 미술관에 못가는 대신 작품을 보며 대리만족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 <아이와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는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어른과 아이가 함께 배우는 교양미술도서라 할 수 있겠다. 루브르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의 저서로 이미 2002년에 초판된 이래 9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유명한 도서였다. 미술에 문외한인 학부모부터 전공자인 교사까지 아이가 작품을 바라보는 태도를 돕고 싶은 모든 이들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1차 목표는 머리말에 나와 있듯 미술을 어떤 경로로 처음 접했든 누구든 즐길 수 있으며 그 감상을 일상적인 언어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그림을 접한 건 유치원시절 미술학원을 다닐 때부터였다.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시간이 흘러서도 명화작품들과 작가들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도 내 블로그에는 구스타프 카유보트, 에드워드 호퍼, 데이비드 호크니, 모네 등 여러 작가의 미술작품을 그림 찾아보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자주 눈에 익히고 있다.

 

  각설하고 이 책은 총 2부로 미술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법과 아이와 함께하는 미술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후자는 작품이 수록되고 5~7세 눈높이, 8~10세 눈높이, 11~13세 눈높이에 맞춰 단계별로 그림에 대해 질문을 나누며 감상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르네 마그리트의 신문 읽는 남자라는 작품을 보자. 5~7세의 눈높이에 맞는 질문이 3가지 나열되어 있다. “자그마한 사진처럼 보여요.”, “장면이 다 똑같아요.”, “남자는 누구예요?” 와 같이 말이다. 한편, 8~10세의 눈높이엔 누굴 기다리나 봐요.” 라든지 똑같이 생긴 빈방을 왜 세 개나 그린 거예요?” 와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이 상황을 수수께끼처럼 보이게 하려고 그랬겠지요.” 라며 말문을 튼 대답은 관람자를 자신의 게임에 끌어들이는 마그리트의 솜씨에 놀라게 된다며 설명을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으로 고학년의 눈높이인 11~13세가 할 법한 여러 날에 걸쳐 그린 그림일지도 몰라요.” 라든지 그래서 남자는 어디로 간 건가요?” 와 같은 질문이 나열되어 있었고 좀 더 심도 있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대답이 이어졌다. 연령이 맞는 질문 유도와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전자인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미술 가이드는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하는지 여러 가지 방식이 소개되었다. 당대의 현실을 고려한다든지 정확한 묘사보다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 그것이다. 아이에게 작품을 tmi처럼 지식적으로 설명하는데 치중하기보다 함께 느끼고 작품들을 서로 연결해보고, 아이가 주도하게 하는 등 어른이 주의해야 할 감상태도를 지적했다. 이 책을 읽으니 미술이 한 뼘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아 친근하게 느껴졌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많아도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은 지식의 양과 별개인 것 같다. 이 책에 제시된 안목을 기르는 법을 참고해 아이와 함께 조만간 미술작품을 보러 집을 나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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