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하는 대로 / As I Imagine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상상하는 대로

 

  작가 윤금정의 그림책 <내가 상상하는 대로>10여 년 만에 갖게 된 쌍둥이 딸을 위해 그린 책이라고 한다. 난생 처음 붓을 잡아 2년이 넘게 아크릴 물감으로 덧칠을 반복하여 완성한 책이라고 했다! 동화작가는 아니지만 딸들을 위해 직접 책을 만든 엄마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다. 불을 끄고 잠들기 힘들어하는 어린 두 딸을 보며 어떻게 이야기해 주어야 아이들이 눈만 감으면 보이는 무서운 괴물을 친근한 존재로 마주할 수 있을까?’ 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동화책을 많이 찾아보기도 했단다. 그러다 문득, 상상 놀이를 통해 그 존재를 무섭지 않게 변신시켜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고. 이 책은 도망가지 않고 마주하는 놀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어둠 속에서 눈만 감으면 보이는 괴물과 공룡을 친절하고 상냥한 존재로 변화시켰다. 무서운 존재를 그렇지 않은 존재로 바꾸는 과정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엄마와 함께 재밌게 잠자리에 드는 놀이로 인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발상의 전환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해당되었다. 어른이 되자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두렵고 어려운 것이 더 많아졌다. 마치 이 책에 나오는 덩치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공룡처럼. 그 무시무시한 존재를 하트 가득한 숲속에서 춤추는 예쁜 공룡으로 상상해보거나 구름 위로 두둥실 날아가고 있는 예쁜 핑크 괴물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어떨까? 어둠 속에서 괴물의 얼굴에 갑자기 무섭게 변한다거나 나를 공격하러 달려오는 공룡을 향해 눈을 감고 내 마음대로 상상해보는 것이다. 재미있게 변신하는 괴물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나아가 이젠, 불을 꺼도 무섭지 않고 빨리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책 뒤엔 기획의도가 적혀 있었는데, 저자의 두 딸들 모습이 나와 있었다. 엄마처럼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였고, 옆에서 물감을 짜주며 함께 했던 딸들의 행복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덧붙여, 많은 동화책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을 아쉬워하며 동화적, 문학적 표현 없이 다소 직설적인 어휘로 썼다고 적었다. 이를테면 그런데 아빠, 괴물이 어둠 속에서 자꾸 나타났다 사라졌다 해요. 괴물들이 장난치는 것이 무서워요.” “우리 다시 한 번 어둠 속에서 재미있게 변신하는 괴물을 상상해보자.”와 같이. 그리고 영문으로도 적혀 있어 아이에게 한글과 영어로 읽어줄 수 있어 좋았다.

 

  상상은 나쁘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두려움은 어두움마저 무섭게 변질시켜 잠자리에 드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이럴 때 무서운 상상력에 빠진 아이들을 신나는 상상력으로 방향 전환시켜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이 책과 같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말이다. 즐거운 상상력은 이 책에 표현된 알록달록한 색감처럼 우리들의 마음을 예쁘게 색칠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