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마북 - 할머니의 삶을 기록하면 가장 소중한 책이 된다 마더북
엘마 판 플리트 지음, 반비 편집부 엮음 / 반비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그랜마북

 

  우리 아이를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조부모님의 돌봄으로 자라고 있다. 그래서 할머니와 손주의 관계는 특별하다. 이 책 <그랜마북>은 손주들이 할머니의 특별한 역사를 소중하게 듣고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라이팅북이다. 네덜란드의 엘마라는 여성이 고안한 이 책은 전 세계 400만명이 넘는 독자에게 전해졌다. 그녀는 갑작스레 불치의 병을 진단받은 자기 어머니의 삶에 대해 묻고 듣기 위해 이 책을 만든 것이다.

 

 책의 사용법은 이렇다. 할머니가 이 책을 첫 장부터, 혹은 쓰고 싶은 곳부터 기억나는 대로 써내려가거나, 손주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 형태로 받아 적는 것이다. 난 아이가 아직 어려 엄마에게 이 책을 기록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완성되면 우리 아이의 생일날 선물로 돌려줄 생각이다. 이 책에 적혀진 엄마의 기록들을 보니 친정엄마의 일생이 보물같이 반짝이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 엄마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엄마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험이나 물건은 무엇인지 딸인 나도 잘 몰랐던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어 기뻤다. 우리의 엄마가 나의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성이고 꿈 많던 소녀였던 때를 주목할 수 있었다. 할머니가 아이였을 때, 어른이 된다는 것, 할머니가 된다는 것, 개인으로서의 삶, 노년 이후의 삶 등 5가지 챕터로 나뉘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할 수 있었다.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 친정엄마도 손주에게 들려줄 많은 자신의 이야기에 들뜨신 듯 보였다. 제일 처음 할머니의 유년기를 기록하는 부분에서 고향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라는 질문이 적혀있었다. 친정엄마의 고향은 산수유가 유명한 구례인데 짧은 문장을 적으면서 딸인 나에게 신나게 고향얘기를 풀어놓으셨다. 엄마는 이 책을 작성하면서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 행복해보였다. 앨범처럼 사진을 붙이는 공간도 있었고 중간 중간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한편의 시집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할머니 자신의 삶에서 얻은 교훈들 중에서 저에게 전해주고 싶은 건 어떤 것들인가요와 같은 심오한 질문도 있었고,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기록할 수 있는 이야기들, 이를테면 할머니는 나의 어떤 점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나요?’ 라든지 내가 할머니와 닮았나요? 어떤 점이 닮았나요?’ 같은 생각할수록 미소가 지어지는 질문도 있었다.

 

  이 책의 미션은 분명하다.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 세상에 하나뿐인 할머니의 인생책인 이 책을 우리 아이가 훗날 보았을 때 외할머니에 대해 따스한 기억을 가득 마음에 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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