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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없는 딱 세 가지 ㅣ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양싼싼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나에게 없는 딱 세가지
이 책의 주인공인 미주는 태주와 쌍둥이로 태어났다. 난 쌍둥이는 아니지만 연년생인 남동생이 있어 미주의 눈으로 바라본 남매의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다. 형제자매란 부모와는 또 다른 인간관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때론 제3자로부터 아껴주고 보듬어주는 관계가 되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랄까? 초등학교 고학년인 미주는 오빠인 태주만 유독 편애하는 할머니가 야속하다. 아무리 할머니를 소중하게 여기고 마음을 곱게 먹으려 해도 툭툭 내뱉는 할머니의 말투에 가슴이 딱 얹힌다. 미주에겐 그렇지만 태주를 보자마자 할머니는 얼굴도 말투도 환하게 밝아진다. 할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오빠 태주가 미주는 아니꼽다.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에 물든 할머니가 많다니 슬프기도 하다.
친구들에게 인기도 좋고 성격도 좋다는 평을 듣는 미주지만 어떤 사건으로 미주는 자신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민지와 지혜 사이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말이다. 단짝이라고 여겼던 지혜가 민지와 더 친해져서 가뜩이나 속상한데 태주의 서랍 속에 민지가 편지를 넣는 모습을 목격하고 호기심에 꺼냈다가 일이 커진 것이다. 같이 있던 오르골까지 떨어뜨려 반 아이들 사이에서 연애편지랑 오르골 이야기가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미주에게 없는 딱 세 가지’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그건 미모와 아이큐, 재능이었다. 난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미주는 그렇게 느꼈나보다. 어찌됐건 미주는 이참에 우정에 대해서도, 오빠인 태주와의 남매관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미주만할 때 남동생과 정말 많이 싸웠던 것 같다. 그리고 교우관계에도 민감해서 친구가 전부인양 마음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미주의 감정변화를 잘 담아냈고 성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한중공동개발도서는 처음 읽어보는데, 역시 믿고 보는 황선미작가님의 동화다. 게다가 아동상담전문가인 이보연님의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수업-형제자매편’ 의 상담내용이 실려 있어 편애에 대한 솔직한 위로를 들려주었다. 일러스트는 중국의 양싼싼님이 그렸는데 표정에서부터 미주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어 정말 감정이입이 잘되었다.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는 책이라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동도서지만 부모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