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아이스크림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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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할머니가 손자에게 쓴 편지모음집이다. 일기처럼 매일매일 날짜를 적어 1년째 되는 날 중학생이 된 손자 재면이에게 주었다고 한다. 중학교 입학선물로 말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이 책은 재면이가 커서 또 재면이의 자녀에게 물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 부러운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이다.

 

  책은 손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차 있다. 매일 페이지 한 면을 채워 짧지만 깊은 내용을 담았다. 할머니는 손자가 열심히 공부하길 권했지만 그 지식으로 개인의 영달이나 협잡에 이용한다면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참된 인간의 길은 배운 것을 선용하고 일생을 통해 꾸준한 마음으로 깨달으며 실행해나가는 것이라 덧붙였다. 비단 중학생이 된 손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독자들 모두 잘 알 것이다.

 

  사람에게 분노가 있으면 빼어난 외모를 가졌다 할지라도 추함이 드러난다고 하였다. 화를 내서 해결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할머니는 재면이에게 화를 내 버릇하면 아무 때나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 된다고 표현하면서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인격자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번 잃으면 절대 회복이 안 되는 치명상을 언급했는데, 그것은 바로 신용을 잃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거짓말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 말이다. 그렇다. 본인은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부모가 모른체 해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아예 거짓말을 인생에서 빼버리라는 단호한 할머니의 말씀이 마치 내 귓가에 울리는 것 같다.

 

  이 외에도 대화의 상대가 되었을 땐 좋은 태도로 끝까지 친절하게 들어주는 훌륭한 대화를 하라는 말씀, 모든 일은 마음에서 일어나므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 등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인생선배의 참 조언이 가득하다. 마치 할머니의 어린 손자에 대한 연서와 같은 이 책을 함께 읽게 되어 감사하다. 먼저 살아본 인생에 대해 통찰력 있게 관조한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져 따뜻해졌다. 나도 자녀에게 매일 이렇게 사랑과 지혜를 담아 짧은 메모라도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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