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에 어머니
정윤주 지음, 민트홀릭 그림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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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에 어머니

 

  제목만 보고 윤동주의 시같은 시집인가 했는데 저자의 따뜻한 에세이였다. 엊그제 어버이날을 지나면서 친정에 다녀왔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보니 엄마의 품이 더욱 넓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의 한 구절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는 어머니를 그리는 한 시인의 마음이 담겨있었고 그 시대, 즉 일제강점기의 혹독한 시간을 견뎌낸 우리 어머니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비장한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내 곁엔 지금 아름다운 여인우리 엄마가 계시기에 내가 존재하고 살 수 있었다. 엄마라는 단어만 보아도 눈물이 나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가장 사랑하고 아끼며 잘 되길 바라는 존재여서일거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추억하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선사했다. 엄마가 반짝반짝 빛나서 예쁜 별 같다고 표현한 그녀의 마음이 아이처럼 깨끗하고 순수하다.

 

  엄마가 날 포기하지 않아서 소중한 생명의 선물을 받고 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말하는 저자는 그래서 자신이 더욱 어머니께 잘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도 그럴 듯이 1970년대 중반 딸 넷 중 막내로 태어났기에 그런 생각을 더 한 것 같다. 이때 당시는 아들이 귀한 시대였고 인구 과잉 때문에 2자녀가 장려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저자의 부모님은 아들이 없다고 서운한 내색을 한 번도 느끼지 않게 하셨다니 정말 좋은 분들이다. 첫 페이지의 제목이 을지병원 산부인과’(저자가 태어난 병원) 였기에 나도 내가 태어났다던 원금순 산부인과를 검색해보았다. 무려 40여년이 넘었을 텐데 서울의 모처에서 여전히 있..! 그곳이. 장소는 강남에서 송파구로 바뀌었지만 난 아직도 그 분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함까지 느껴졌다. 엄마는 할머니 의사였던 원금순 원장님이 나를 받았다고 했다. 40여 년 전도 할머니였으니 아마 지금은 파파 할머니가 되셨을 것 같다. 각설하고, 이 책엔 저자가 떠올리는 엄마와의 추억들이 참 많아서 나도 감정이입이 되어 울고 웃으며 읽게 되었다. 긴 막대에 스프링이 달려있던 스카이 콩콩(요즘에는 포고스틱)을 타며 캥거루처럼 뛰어놀던 기구 이야기가 언급되었을 땐 ! 나도 이거 탔었는데!’ 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언젠가는 저자가 첫째 조카에게(그때 당시 세 살이었던) 섬집 아기 동요를 들려주었더니 흐느끼며 울었단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잘 때 곧잘 이 동요를 자장가 삼아 나지막이 불러주곤 했는데 그녀의 말마따나 엄마를 찾는 아기와 아기에 대한 엄마의 애틋한 마음은 아직 언어도 잘 구사할 줄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전해지는 감정인가 보다.

 

 에필로그에 나오는 문구가 마음을 울렸다. 자식이란,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엄마 배를 아프게 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는 존재인데...그 어머니들의 용기와 아름다운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길, 안아주길, 존경해주길...나도 엄마가 되었지만 우리 엄마가 나를 키워낸 것처럼 우리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지 염려가 앞선다. 엄마에겐 항상 해도 부족한 말이 있다. 엄마,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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