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 청년 정치인의 현실 정치 브리핑
이동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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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21대 총선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투표율이 저조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청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속 시원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2030의 정치의식이 같은 청년 정치인의 현실정치 브리핑을 통해 대변되었다. 많은 이들이 선거 때마다 차악을 선택했지만 요즘엔 더더욱 찍고 싶은 정당이 없다고 한다. 어제 뉴스를 보니 투표용지가 48.1 cm로 역대 가장 긴 길이라고 보도했다. 2004년 정당투표제가 도입된 뒤 가장 많은 비례정당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려 35개의 정당이라니 눈이 빠질 지경이다. 이러나저러나 정치에 혐오를 느끼더라도 투표와 같은 우리의 권리를 포기할수록 기성 정치인들에겐 쌍수 들고 환호할 일이요, 고정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양극단의 정치세력에게는 호재라니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책은 어느 정치성향을 띠거나 이념을 지향하지 않았다. 단지 저자의 경험을 정치와 접목해 통찰력 있게 풀어냈다고 추천한다. 같은 한국땅 아래 살고 있는 청년으로서 저자의 문제의식에 공감되었다. 언급된 단어들은 많이 들어본 냉소적인 뜻이 담겨있는 것이 많았다. 내로남불같은 이중성이라든지, 어그로꾼이 된 정치인들의 실상, 상식적인 정치를 위해 가르치고 싶은 것만 가르치지 말라는 외침까지. 최근 이슈된 반일운동으로 어느 고등학교 교실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갈들을 빚어 일베라는 단어까지 언급되었다고 했다. 교사는 진보, 보수를 불문하고 자신의 정치성향을 학생에게 은연중에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가르치고 싶은 것만 가르치지 말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2005년에 대통령 전용기 구매를 추진했던 사례를 보면, 야당일 땐 반대하다가 여당이 되면 찬성하는, 공수에 따라 입장을 번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몇 년 사이 입장을 180도 바꾸는 데 합리적 명분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내로남불이란 말은 1996년 신문에 장식되어 향후 20년 넘게 한국 정치의 상징적 단어가 되었다.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단다. 또한 북한이슈를 쟁점화 해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정치권을 보고 있노라면 대체 북한 없으면 뭘로 정치 해먹나란 생각은 나만 드는 게 아니었나보다. 남북 관계를 보수, 진보진영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해왔기에 이 양극화된 관성을 극복하기란 참 쉽지 않다.

 

  상식적인 정치를 원하는 우리네 평범한 요구를 위해선 대한민국의 정치 민낯을 날카롭게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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