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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성범죄자 - 당신의 안전을 위한 성범죄 대처 매뉴얼
안병헌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친밀한 성범죄자
이 책은 300명의 성범죄자를 만나 보호관찰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집필한 책으로 대한민국의 성범죄와 현실적인 대처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언론에서 매일 쏟아지는 강력 성범죄를 접하는 탓에 이것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지는 느낌도 있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범죄이다. 최일선에서 성범죄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잔악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범을 막기 위해 애쓰는 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범죄자의 특성은 우리의 편견을 뛰어넘었다. 책에선 성범죄의 유형과 성범죄자의 특성에 따른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담아 알려주었다. 추천사아 같이 복잡한 내용 또한 쉽게 그러나 경각심은 높게 담아낸 책이라 성범죄 예방에 고군부투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었다. 난 목차에서 불법 촬영과, 의외의 성범자로서의 아버지, 노출증 환자, 종교계 그루밍 성범죄에 특히 관심을 두고 읽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도 회사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둔 것을 소재로 삼아 내용을 담아내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의 불법 촬영 성범죄는 상업적으로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나도 모르는 사이 성 포털 사이트에 등록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공화장실, 사무실, 휴게실 등 장소 불문, 연인사이의 성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촬영은 존재한다. 저자는 세 가지 솔루션을 제시하여 술을 적당히 마실 것, 성관계 촬영은 금물, 사소한 습관(속옷이 보이지 않도록 노출부위 가리기 등) 만들기를 조언했다. 점점 지능화되어가는 범죄에 여성들도 스스로 적극적이고 영리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얼마 전 방송에서 아버지로부터 수십 년간 원치 않는 성관계를 유지해온 딸의 모습을 보았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실제였다. 자녀를 성 노리개로 여기는 아버지가 있다는 게 너무 화가 나고 슬펐다. 자녀가 분풀이 대상, 성적 폭력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러한 친족 성폭행은 자녀의 정신부터 뒤흔드는 잔혹한 일이기에 꼭 근절되어야 할 부분이다. 외부에서도 관심을 보여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성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 시절 학교 정문 앞 문구점 앞에서 바바리맨을 처음 보았다. 반응하면 더 좋아한다기에 애써 못 본 척 무관심하게 지나쳤는데, 순간 털이 쭈뼛 솟을 정도로 얼마나 소름 끼치던지! 이런 노출증 환자들은 공연 음란으로 자신의 쾌락을 얻기를 서슴지 않는다. 물리적 충격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목격자는 일생에 두고두고 충격을 받는다. 또한 이런 범죄는 재범률이 매우 높다. 이러한 정신 장애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의연하게 사람이 많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이 보이는 성도착증 환자도 언제든 성폭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종교에서도 잘못된 믿음으로 신도를 세뇌시켜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피해자조차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기에 지도자는 더더욱 반성이 없다.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사실을 깨닫는다 하여도 지도자를 신뢰하는 신도들에 의해 협박받기 때문에 이런 구조에 의해 그루밍 성범죄가 만연하고 있다. 저자는 지도자가 신격화되어 있다면 의심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신고해야 한다.
나도 여성으로서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예방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느 이론서와 같이 단순히 외국 사례를 들거나 심리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여 우리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피부에 와 닿게 돕는 책이다. 성범죄 대처 매뉴얼로 손색이 없는 이 책을 모두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