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 상처를 치유하고 무너진 감정을 회복하는 심리학 수업
쉬하오이 지음, 최인애 옮김, 김은지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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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사람의 마음처럼 복잡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창조주의 오묘한 섭리에 감탄할 때 중 하나는 인체의 신비를 목격할 때인데 마음은 자유의지까지 있으니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은 저자의 말처럼 누구나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저마다의 괴로움이 있다. 문제는 남이 아니라 내가나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 때다. 이 복잡한 마음으로 상처를 입고 감정이 무너졌을 때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람 또한 바로 나 자신이다. 심리학 교수이자 상담가인 쉬하오이 저자가 자신의 사례를 심리 공부의 재료로 제공했다는 것은 이 책의 위로이자 고마움이었다.

 

  총 4가지의 감정을 분류해놓았는데, 그것은 옭아매는 감정, 괴롭히는 감정, 수용하는 감정, 위로하는 감정이었다. 이것은 요술거울 효과’, ‘미러링 효과’, ‘오이디푸스 효과등 서른 네 가지의 다양한 심리효과를 바탕으로 자기 통찰부터 타인과의 관계, 기생하는 감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제를 제시해주었다.

 

 목차를 넘겨 첫 번째 주제를 들여다보니 <요술거울 효과>가 나왔다. 책에는 모든 심리효과의 첫머리에 한 쪽 분량의 <내 감정과의 대화>를 실었고, 본문에는 3장 분량의 저자의 사례를 적었고, 마지막 페이지마다 각 심리효과를 요약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우리들에게는 모두 요술거울이 있는데, 이것은 어린 시절 가장 많은 빛을 모으고 반사한다고 한다. 그렇게 여러 감정을 겪으며 거울은 표면이 닳아가고 특유의 굴곡이 생긴다. 이 거울로 우리가 세상을 보는데 오직 나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적 논리가 생겨난다. 저자의 딸은 세 살 때 간 여행에서 무리 지어 씩씩하게 기어오는 작은 군대 같은 농게들을 발견하고 새파랗게 질려 울어버렸다. 다른 아이들이 작은 생물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저자는 무엇이 그토록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다가 아이 앞에서 자주 했던 부부싸움을 떠올렸다. 딸아이가 갑작스레 울음을 터뜨린 것은 과거의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감정이 낯설고 불안한 상황에 엉뚱하게 폭발했기 때문이었다. 여행지에서 딸의 내면에 있는 불안을 알아차린 후, 저자는 기존의 습관과 경험을 넘어서 새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불안하면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었던 딸아이도 아홉 살이 되었을 때 마침내 그 버릇이 없어졌다. 지금 농게 가득한 모래사장도 거침없이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개개인의 심리적ㅇ고 감정적인 영향이 투사되어 있기에 우리의 시각은 저마다 다르다. 프로이트는 투사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결국 요술거울 효과란 잠재되어 있는 내면의 감정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해석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다룬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남편이, 어머니가, 아버지가 왜 그런 행동과 생각을 하는지 조금씩 알 것 같았다. 내 기준과 시선에선 이상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상할 게 없는 것 또는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타인을 통해 위로받기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위로를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우린 상대방에게 놓쳤던 무언가를 발견하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다면 나를 비롯한 누군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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