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김성광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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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저자의 이야기가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비슷하여 더욱 공감이 되며 읽었다. 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육아의 일상도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더욱.

 

  읽어야 할 책은 전과 같은 속도로 쌓이는데 도저히 전처럼 읽어낼 수가 없다니. 아이를 돌보는 시간 때문이었다. 난 어제도 아이가 자는 시간에 함께 눈을 붙이기 전에 북램프를 켜고 30분정도 태도의 말들이라는 책을 집어 들어 읽었다. 언젠가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마음에 가는 책이라 그 시간이 더욱 소중했다. 역시나 시간이 부족한 현실이었지만 육아와 일을 비롯해 삶의 영역에서 자신이 지녀야 할 원칙과 태도를 본격적으로 세우길 원했다는 저자는 부모이자 서점원으로서 생각하고 싶은 것들과 생각할 여유가 없는 날들의 풍경을 썼다. <채널 예스>에 칼럼으로 연재된 내용이 이렇게 책으로 이어졌다. 매일매일 조각 시간을 수집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면서 가치 있게 여겨졌다. 더군다나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이어진다면 보람까지 있을 것 같았다.

 

  목차 첫 제목 자고 싶지만 자고 싶지 않은 밤들부터 내 마음을 출렁이게 했다.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읽었는지. 저자가 읽은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에서 부리나케 써놓고 생활 속에서 퇴고했다란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버스기사여서 하루 열여덟 시간 운전하면서 쓴 글들은 그의 일상생활 속에서 다듬어졌다. 나도 시간 있을 때마다 메모든 일기든 짤막하게 문장으로 느낌을 남겨놓는 습관이 있는데 하루를 곱씹어보면 그 문장이 살아있는 책과 같이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었다. 저자는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이란 공간에서 몰입해서 책도 읽고 글을 쓰며 딴 세상에 다녀오는 기분이 참 좋다고 했다. 어떤 책은 눈물을 쏙 빼기도 하고, 어떤 책은 사색의 숲을 걷게도 하는가 하면 추억 여행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같은 칸에 정말 우연히 같은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면 묘한 동료애를 느꼈다고 하는데 이건 나도 느꼈던 바다. 아침에 성경큐티책을 지하철에서 읽는데 같은 책을 누군가 읽고 묵상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미소 지은 적이 있었다.

 

  아직은 말을 못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울음으로 마음을 표현할 때마다 마음을 짐작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 힘들다. 이 책에서 이 문구에 눈길이 쏠렸다. ‘어떤 울음은 여전히 아프다. 아이가 마음을 누르다 끝내 터뜨리는 울음이 그렇다. 참고 견디는 자의 마음은 어른인 나도 잘 알고 있기에, 내 마음의 가장 연한 부위에서 어떤 감정이 꿈틀거린다.’ 제목처럼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시간은 없고 그런데 잘하고는 싶은 우리네 삶에서 저자는 일상의 균형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평정심을 드러냈다. 내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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