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 지식 유목민 김건주 작가의 치유 에세이
김건주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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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코로나로 전세계가 어수선하다. 모두들 두려움에 휩싸여 우울함이 지배하고 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 말한 대로 사람의 온기가 점점 식어가는 세상이다. 확진자의 동선에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고 왈가왈부한다. 무섭다.

 

  요즘같은 날은 스스로 조심하며 의지적으로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일 것이다. 자신을 소중히 대하지 않으면 인생을 소중히 대하지 않는 것이니 말이다. 나를 위한 응원과 격려, 마땅히 필요한 인사임에 틀림없다. 저자의 목소리를 빌려 위로와 응원, 설렘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책은 시와 같기도, 에세이같기도 했다. 간결한 문장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표지엔 지식 유목민 김건주의 치유 에세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었다. <내가 나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혹은 혼잣말을 하는 듯 조용히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와인을 음미하는 느낌으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내 감정보다 대중의 분위기에 나를 구겨 맞추는 일이 익숙하고 편하다. (추천의 글에서 발췌) 맞다. 그렇게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여기 책 <자동문처럼, 자판기처럼>의 문장들이 공감이 많이 갔는데 모두에게 활짝 열린 문이 아니어도 된다는 말에 괜스레 눈물이 찔끔 났다. 내가, 내가 되는 경계를 함부로 무너뜨리진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해본다. 난 화수분도 아니고 모든 것을 다 담아낼 수 있는 그릇도 아니기에 아닌 것은 미안해하지 말고 아니라고 말해보라고 한다. 3월이 되고 업무분장이 새로 만들어졌는데 자꾸 일이 넘어온다. 그동안 묵묵히 받았던 일도 이젠 분명히 선을 긋고 아니라고 말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얼마 전 친정에 가서 20대 초반에 썼던 다이어리를 발견하곤 웃음이 번져나왔다. 온통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글로 가득했던 일기에 밤잠 못 이루며 설렜던 그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제목의 글에서 설렘에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란 문장을 보니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감정마저 가라앉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공감이 갔다. 꼭 이성뿐만 아니라 삶에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상황, 일들을 지나가는 설렘으로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우린 나이에 연연하지 않아야 하겠다.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실천하기 꽤 어려운.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하자. 그래야 그 누군가도 나를 사랑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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