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철희의 정치 썰전 2
이철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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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타인과 싸우지 않으려면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댔다. 하지만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도 있고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시국이 예민한 만큼 정치인에 대한 관념 또한 부정적으로 보이는 게 현실이다. 머리말에 저자는 정치는 약자의 무기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사회경제적 약자라면, 먹고살기 힘들수록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연 정치가 삶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국회의원이었다. 그가 1년간 인물과 사상에 연재했던 글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정치에 대한 회의가 느껴지는 제목은 그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경향신문에 그를 인터뷰한 기사가 있었는데 사회가 작동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의 핵심이 정치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지론은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가관이었다. 자기들끼리 드잡이만 하고 저쪽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다투는 꼴을 보니 회의감이 들었단다. 과연 정치가 이대로 가면 내가 주장했던 정치가 삶을 바꾸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그러면 정치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런 고민을 하며 책의 제목이 탄생한 것 같다.

 

  그는 진보의 정치를 이야기했다. 각자도생과 헬조선을 언급하며 민주정치로 가는 길이 무엇인지 스웨덴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 나라도 복지정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복지정치로 복지국가가 되었다고 소개하며 대중의 요구와 선호에 부합하는 정책을 고안하는 것은 학자의 영역이나, 그것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은 정치의 몫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념적 순결성이나 정책적 완결성보다는 정치적 유연성과 통합적 리더십으로 복지국가를 건설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제2장의 유능한 정치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는 챕터는 여러 장중 가장 눈길을 끌었다. 보수는 지키려 하고 진보는 바꾸려 한다. 더 좋은 사회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으므로 논리적일 수밖에 없고, 그리하여 진보는 대체로 분열하는 경향이 있단다. 그들이 갖는 불확실성 때문에 언제나 확신의 딜레마를 안고 가 보수에 비해 늘 불리한 진보라고 이야기했다. 깊이 고민해봐야할 부분으로 좋은 정치인과 착한 인물의 상관관계다. 선의보다는 결과, 마음보다는 실력이 핵심인 정치영역은 진보든 보수든 패배한 균열에 집착해선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저자는 국회선진화법과 비토크라시, 정치적 행위인 인사, 패스트트랙과 슬로트랙,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 등 우리가 궁금해 마지않는 부분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한다. 정치의 본질인 타협도 시도되지 않는다면 나쁜 결정보다 무결정이 더 나쁜 것이다. 모든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무결정은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며 숨은 혜택은 기득권에 돌아가는 것이다.

 

 정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세상을 바꾸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정치를 만나보고 싶다. 책 제목과 같은 회의와 의문이 긍정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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