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람을 모으다 - 찾아가고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공간의 비밀
정승범 지음 / 라온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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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사람을 모으다

 

  공간전문가라는 말은 조금 생소했다. 저자인 정승범님은 공간 디자이너였다. 책을 보니 컬러풀한 사진으로 다양한 공간들을 보여주었다. 책은 세계의 문화 선진국들의 공간을 찾아가고 스토리를 연구하며, 저자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 스토리를 담아낼 때 사람들이 찾아오고 오래 머무르는가를 기록했다고 이야기했다. 스토리를 공간에 담아내는 기본적인 원리를 작품들의 사례를 통해 소개해주었는데 참신했다.

 

  내가 관심 있어 했던 CCC히스토리&비전센터를 제일 먼저 찾아 읽었다. 이곳은 민족복음화를 통해 그들을 이 땅에 심으신 하나님의 계획을 찾고 이 땅의 부흥을 꿈꾸게 하는 공간이었는데, 사영리 중 1원리가 영문으로 디자인되어 하나님의 계획과 초대 안으로 입장하는 광경을 연출하는 계단의 난간을 볼 수 있었다. 고난의 삶을 이야기하는 십자가의 길이라는 공간은 엑스플로 74의 현장을 지나 여러 번 꺾여 있었는데 천장엔 빨간 가시넝쿨을 드리워 시각적으로도 고난과 시련을 느낄 수 있게 표현하였다. 책을 보니 더더욱 꼭 한번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주로 교회와 도서관, 기념관 등 기독교적인 공간을 본인의 달란트로 확장해갔는데, 눈에 띄었던 건 방송인 전현무씨의 자택이었다. 주거공간은 현대사회에서 온전하게 회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자신만의 공간인데 저자는 전현무씨와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집에 대한 기억 등 집에 대한 기억을 형상화 하며 구상하여 역사관처럼 과거, 현재, 미래로 유니크하게 그의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특히 미래의 소망을 담은 주방공간엔 그가 해외 나갈 때마다 사 모았던 유리컵을 진열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세계를 돌며 여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고 했다. 이렇듯 많은 이들과 교제하고 싶은 그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다. 나도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의 집을 엿본 기억이 난다.

 

  저자는 사람이 모이는 공간의 특징을 추억과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자부심이 되는 공간’, ‘자연과 예술이 조화로운 공간’, ‘정보와 지식을 향유하는 공간등으로 나누었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건 추억과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과거의 향수를 회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롯데월드몰의 서울서울 3080’을 이야기했는데, 난 인천에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친구와 그날따라 비가 오는데 우리네 부모님들이 겪었을 시대를 재현해 놓은 박물관을 가자고 제안해 인천 끄트머리까지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옛날 달력, 포스터부터 구멍가게 불량식품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재현해놓은 이 공간이 낯설지 않아서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부모님과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간이 발휘하는 힘은 참 큰 것 같다. 여기 소개된 여러 공간들을 참고삼아 내가 존재하는 공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심미안을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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