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사춘기가 되면 엄마는 혼자서 눈물을 흘린다
에토 마키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라이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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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사춘기가 되면 엄마는 혼자서 눈물을 흘린다

 

  돌이켜보면 사춘기시절 나랑 엄마의 관계는 무난히 흘러갔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을수록 내가 엄마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서로 치고받고 울고불고 난리치던 적은 손꼽았지만 사춘기에 접어 든 난 송곳같이 날카로운 말과 말투로 엄마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을 대하는 엄마도 처음인데 난, 내가 뭐라고 엄마에게 완벽을 요구했던 걸까?

 

  지금 딸이 없는 난, 딸을 낳고 싶다가도 내 모습을 보면 흠칫 고민하게 된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참 애증의 관계 그 이상같다. 책은 그 비밀스런 관계를 파헤치며 사춘기 딸은 왜 엄마에게 까칠한지, 그녀들을 위한 규칙은 무엇인지, 딸과 대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기술적인 부분을 포함해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엄마와 같은 여자라는 동질감을 처음 느꼈던 건 아마 첫 월경을 시작했을 때라고 기억된다. 그때 난 가족의 축하를 받으며 케이크를 잘랐었다. 그리곤 엄마와 함께 생리대를 사러가며 차근차근 성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엄마의 성교육이 참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책은 챕터 말미에 체크포인트를 삽입하여 엄마의 초경 경험이나 성의식을 이야기하면서 생명의 탄생에 대해 가르쳐 나가자. 책이나 방송을 통해 올바른 성 지식을 접하게 하는 것도 좋다.’ 라고 덧붙였다.

 

  우리 엄마의 말투는 참 다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였던 난 뾰쪽뾰족하게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아예 대답을 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사춘기 딸과 대화하는 법은 참 힘들 것 같다. 인내심을 요구하기에. 이 책은 피난처인 아빠와, 악역인 엄마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아빠는 딸의 응석받이여도 좋다는 것이다. 딸이 도망칠 곳을 마련해주고 진정으로 딸을 위한다면 기꺼이 악역을 맡으라니 조금은 씁쓸하지만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그러리라 다짐했다. 꼭 딸뿐만 아니라 자녀를 둔 부모라면 공감할 것 같다.

 

  저자는 딸의 진로 코칭법 중 딸을 멋진 여성으로 키우려면 엄마가 먼저 멋진 여성으로 자립하라고 조언했다. 멋진 엄마가 멋진 딸을 키운다고. 모녀관계는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연계해서 살아가는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자신의 의견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등의 훌륭한 어른 여성의 조건을 생각해볼 수 있다.

 

  딸을 가진 부모는 동성의 인간으로서, 꽤 괜찮은 모녀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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