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 - 살기 싫어 몽테뉴를 읽었습니다
이승연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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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어 몽테뉴를 또 읽었습니다

 

  몽테뉴라는 르네상스 시기의 프랑스 철학자를 이번 서평도서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가 쓴 <에세>라는 고전은 알고 있었지만 부끄럽게도 완독해본 적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에세>라는 작품은 몽테뉴가 20여 년간 덧붙여 계속 집필한 것이라 매우 방대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저자는 몽테뉴가 살았던 시기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시대를 초월해 인간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충분한 귀감이 될 수 있으니까. 그리하여 저자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것은 글쓰기로 귀결되었다.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글쓰기 말이다. 몽테뉴가 밝힌 <에세>의 집필 원칙은 이것이었다. 진정한 에세이는 자신을 깊이 관찰한 뒤 자기표현은 양심적으로 하고,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글이어야 한다고. 그래서 어떤 글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고. 일기나 수필, 에세이같은 형식의 자유로운 글은 내가 가장 쉽게(또는 가볍게) 생각한 글이어서 내가 쓰는 것이나 남이 쓴 것을 읽는 것을 부담 없이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몽테뉴의 의지에 따르면, 글의 품격은 진실에서만 나온다는 사실을 마주했다. 목차를 보니 10가지 삶의 주제가 집약되어 있었다. 저자의 방식으로 쓴 <에세>는 무엇이었는지 함께 읽어보자.

 

  저자는 각 주제의 말머리에 몽테뉴의 글을 실어놓았다. 그런 뒤 자신의 에피소드를 삽입했다. 2번째 삶의 주제인 <고통에 맞서지 말아라>에서 그녀는 끝도 없고 겹쳐서도 오는 시련을 이야기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그 여인은 슬픔에 젖어 돌이 되었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슬픔이 극에 달하면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을 해보았다고 한다. 시한부인 엄마는 저자의 구삭둥이 둘째가 6개월이 되던 달에 돌아가셨다. 신의 짓궂은 장난이었는지, 엄마가 돌아가시곤 얼마 뒤 가족의 실수로 길거리에 나앉을 뻔한 상황까지 몰렸다고 했다. 우울증으로 진단한 의사는 그녀에게 약을 처방해주었고, 자신이 슬픔을 느끼고 있는 건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는 한건지 무감해졌다.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장의 감정을 직면할 수 있을 때까지 무감각한 채로 시간을 버는 게 필요했다면 오히려 다행이었다.

 

  저자는 몽테뉴가 보여준 품격을 통해 <의지로 품격을 만들어라>, <존재만 하지 말고 살아라> 등의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그와 같이 신중하고 양심적으로 자신에게 집중했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결국 인생의 의미라는 것은 행복이며 특별한 비결이 아닌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담담함이라고 이야기했다.

 

  나도 나만의 <에세>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담긴 인생수업을 통해 내 모습을 온전히 직면하여 바라보고 솔직해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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