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송세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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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궁금해져 넌 어떻게 우는지

 

  입술이 삐쭉삐쭉 못난 표정이 되면서 울고 말았던 지난 날. 저자는 자신이 울었던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진실된 순간들을. 책을 읽다 나도 공감되서 같이 울기도 하고 무엇보다 에필로그의 한마디가 내 눈물샘을 팡! 터지도록 자극했다. “울어도 줄게요. 내가 준비한 선물.” 그리고 그녀가 직접 그린 연필화 몇 장. 그림을 보고 또 눈을 떼지 못했다. 첫 번째 그림은 바로 아빠와 함께 입장한 결혼식 버진로드. 그림 곁엔 짤막한 문장 몇 줄이 함께 적혀 있었다. “분명 아빠도 이 퇴장이 낯설 텐데. 가끔은 인정하기 싫고, 울고 싶고 그럴 텐데...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지도 모른다.”라고.

 

  어린 시절 성탄절이 되면 울면 안 돼라며 곧잘 울던 나를 달래거나 또는 협박(?)하는 노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난 정말 울보였다. 아기땐 엄마 외에 누가 날 빤히 쳐다만 봐도 울었다니 말 다했지. 그리곤 점점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포장(?)을 한 채 마음 여리고 눈물 많은 소녀로 자라났다. 그 소녀가 결혼을 했을 때 정작 울었던 건 부모님이었다. 그 눈물의 의미는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글쓴이 송세아님은 허리까지 내려오던 긴 머리를 잘라 고작 몇 초만에 단발머리가 된 자신을 보며 울컥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헤어지자는 네 글자로 사랑이 사랑이 아닌 게 된 그 때. 또 이런 이야기도 공감되었다. 서로 힘들거나 일이 안 풀릴 때 유독 가까워지는 사이. 둘은 서로 각자 나만큼, 아니 나보다 힘든 너도 있으니 힘내야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결코 나쁜 사이는 아니지만 왠지 둘 중 한명이 행복하게 다시 잘 지내면 멀어지는 사이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타인의 슬픔이나 불행을 나와 비교하며 내가 더 낫다고 자위하는 것이 정말 좋은 걸까? 어쩌면 슬플 때 위로해주는 사이보다 기쁠 때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사이가 더 어렵고 소중한 사이일지도 모르겠다. 남의 기쁨에 공감하는 것은 더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이므로.

 

  내가 책 제목에 답한다면, 내가 가장 최근 운 건 찬바람을 맞으며 아침에 울면서 출근했던 길이다. 육교를 지나가면서 더 바람이 세졌는데 괜스레 전날 신랑과 싸운 일로 억울해져서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왔다. 그렇게 울고 나니 한결 마음이 시원해졌는데 날이 추워 볼에 흘러내린 눈물마저 차갑게 느껴졌다.

 

  ‘울지 마...’ 라는 말은 이제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난 나를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한바탕 울고 풀라고 이야기한다. 우는 행위는 부끄러운 게 아니기에. 정작 진심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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