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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첫 일 년
레나 안데르손 지음,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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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첫 일 년
스웨덴 작가의 그림과 글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아이의 첫 일 년을 수기로 기록할 수 있게 만든 라이팅북인데,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라는 속담이 생각날 만큼 고슴도치를 일러스트의 소재로 활용하여 그렸다.
작가 레나 안데르손은 1939년생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모네의 정원에서’ , ‘꼬마 정원’, ‘신기한 식물일기’ 등 많은 책에 그림 작업을 하였고 최근에는 ‘마야는 텃밭이 좋아요’, ‘몰리는 할머니가 좋아요’ 등의 책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서정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그녀의 작품은 스웨덴뿐만 아니라 우리 독자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책을 처음 넘기면 바르브로 린드그렌의 글이 우릴 반긴다.
“이제 코~자렴, 나의 아기야.
앙증맞은 엄지손을 입에 넣고
비단처럼 보드라운 너의 살결, 나의 작은 아기야.”
스웨덴 작가로 평생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다양한 책을 발표했던 그녀는 스웨덴 어린이책의 고전으로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네가 태어나던 날’이라는 제목의 페이지를 보면 손글씨로 기록할 수 있는 내용이 빈칸으로 남겨있다. 이를테면 우리아기 ( )은 ( )에 ( )에서 태어났어요.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는 ( ), 키는( ), 그날의 날씨는 ( ) 등등. 아기수첩을 꺼내어 우리 아이의 신상을 적고픈 욕구가 들었다.
몇 장을 더 넘겨보면 ‘잘 자렴, 우리 보물’ 이라는 제목의 페이지가 나온다.
네가 잠들 때 들려주면 좋아했던 이야기는 ( ), 네가 좋아했던 담요는 ( ), 엄마 아빠가 불러주면 좋아했던 자장가는 ( ) 등등. 우리 아이는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라는 찬양을 나지막이 불러주면 내 품을 파고들어 곤히 잠든다.
고슴도치가 파란 베개를 베고 하얀 이불을 잡아당기며 잠잘 준비를 마친 일러스트 아래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글이 삽입되어 있다.
“자, 이제 잘 시간이야. 붕붕 아기 꿀벌아, 세상 모든 아기는 포근한 이불 속으로
아기들의 엄마도 아기들의 아빠도 모두 꿈나라로 가야 해. 지금은 밤이니까
세상 모든 고양이도 꿈나라로 가야 해.”
책 곳곳에 스웨덴 동화작가의 글이 적혀있어 읽기 좋았다. 이 분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말괄량이 삐삐’를 집필한 작가였다.
소소한 일상이지만 기록해두지 않으면 잊힐 내 아이의 모든 것을 이 책을 통해 기록해둬야겠다.
너를 까르르 웃게 만든 것들, 네가 질색한 것들, 네가 처음 바다를 본 날, 네가 처음 잔디를 맨발로 밟아 본 날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질문들도 있지만 우리 아이와의 첫 일 년의 놀라운 순간들은 내 머릿속과 눈 속에 반짝이고 있다. 손글씨로 기록해두었다가 아이가 크면 선물해주고 싶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이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