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검찰수사관 - 대한민국 검찰의 오해를 풀고 진실을 찾아가는 그들의 진솔한 현장 이야기
김태욱 지음 / 새로운제안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쩌다, 검찰수사관

 

  92년도 검찰직 시험에 합격해 검찰수사관으로 출발, 현재 27년 동안 검찰 공무원으로 근무한 저자의 생생한 근무기록이 이 책에 적혀있다. 내 전공 또한 이쪽과 굉장히 밀접하여 한 때 1년에 한번뿐인 이 국가직 공무원을 꿈꿨었다. 한창 시험 준비를 할 때 그들의 실상을 알고 싶었다. 전공 수험서를 공부하며 궁금했던 그것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현재 검찰청에는 약 1만 명의 직원 중 검찰수사관이 60%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검사 및 기타 직군이다. 검사실에서 형사사건을 수사하고 계좌 추적, 압수수색, 피의자 검거 업무에 매진하며 더러 사무국 산하에서 각종 행정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저자가 27년간 겪은 각종 에피소드들이 사건별로 삽입되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주로 대형사건보단 일상에서 부딪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검사실에서 하는 일>, <사무국에서 하는 일>, <검사와 검찰수사관은 한 가족>, <검찰수사관의 근무 여건>, <검찰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그간 내가 궁금해 마지않던 내용들이 있어서 발췌하여 읽고 싶은 부분부터 찾아보았다.

 

  우선, 강력부에 관심 있던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난 조폭을 수사하는 강력부에 대해 읽었다. 이 부서는 조직 폭력, 살인, 방화, 퇴폐사범 등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와 직결된 범죄를 다루는 부서다. 이름만 들어도 어마무시하다. 하지만 요란하게 문신으로 치장하는 놈은 오히려 무서워할 필요가 없단다. 일종의 겁 많은 개가 요란스럽게 짖는다는 속담이 이를 대변한달까? 의외로 딱히 무술이 필요하거나 큰 덩치가 요구되지 않아 여성 수사관도 상당수 이곳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 역시 6급으로 승진할 당시 인천지검 강력부 조직범죄전담 검사실로 배치되었다. 검사 1, 검찰수사관 3, 경찰에서 검찰로 전직한 수사관 1, 실무관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어느 날 인천 지역의 조폭 두목을 검거한 뒤 피의자가 아직도 폭력 조직원 생활을 하는지 물었더니 자세가 돌변하여 자신은 폭력 조직생활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단다. 알고 보니 두목인 피의자는 나이가 많고 허세가 심한 사람으로 명예 두목으로 치켜세워주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로 한심한 일이었다는. 주변에서 조폭 두목이라 불러주고, 청와대나 경찰서를 언급하면 잘 먹혀들어가니 허세를 부리다 결국 공부하러 인생학교에 들어간 케이스란다.

 

  검찰변하여 폭탄주를 권유하는 문화는 없어졌다고 한다. 영화에서 간혹 이상하게 연출되는 장면에 혹하지 마시길. 대한민국 법률상 검사나 수사관 혼자서 피의자를 조사할 순 없다. 영화처럼 무섭게 조사하는 검찰청은 이제 없다는 뜻이다. 요즘은 피의자를 최대한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단골손님보다 더 극진히 모셔야 한다는 표현이 우습긴 하지만 실로 그렇다고 한다.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인권침해를 조사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수사관의 인권은 누가 보호해줄지 정녕 모르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검찰개혁 이슈가 연일 화제다. 문대통령은 주요 국정과제로 삼을 정도다. 지난 10월 검찰의 자체개혁안도 발표되었는데 3개 검찰청에만 특수부를 남기고 나머지는 폐지한다든지, 범죄피의자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던 피의자 공개소환제도도 전면 폐지한다든지의 내용이다.

 

 요즘 공무원이 대세라 사명감으로든 취업목표로든 지원자가 많은 건 사실이란다. 계속 증원추세에 있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채용공고를 잘 들여다보고 지원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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