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전부입니다
이성주 지음 / 동아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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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전부입니다

 

  마치 우리아빠처럼 소소한 일상 속에서 깨닫고 느꼈던 것들을 담담히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책을 읽을수록 어른의 경험은 돈 주고 살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라는 것도. 법학을 전공하고, 금융맨의 삶을 살고 얼마 전 퇴직한 이성주분(저자)은 나와 아빠와 연결고리가 있다. 전자는 전공, 후자는 은퇴라는 연결고리. 나도 전공은 법이었지만 저자처럼 인문학 서적 속에 푹 파묻혀 지냈었다. 전공과 상관없는 직업을 가진 것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 우리 아빠는 작년에 정년퇴직을 하셨다. 저자는 기업전문코치로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시고 우리 아빠는 그동안 공부해보고 싶던 분야인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계신다. 책은 먼저 삶을 살아간 분들의 궤적을 좇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거기에다 조언까지 들을 수 있어 겸허히 받아들이기에 가성비가 가장 좋은 것 같다. 물론 직접 마주보고 대화하면 제일 좋겠지만. 인생 선배님들의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은 꼭꼭 씹어 소화시키고 싶은 양식 그 이상의 것이라 생각한다.

 

  차례를 보니 금융맨으로 살아온 저자의 삶들과 그를 다듬어준 독서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으며,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탁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결혼 31년차인 인생선배로서 첫 주례를 맡은 제자에게 그는 연애가 멋진 산을 같이 바라보는 것이라면, 결혼은 그 산을 올라가는 것이라고 가벼운(?)조언을 해주었다고 했다. 나도 결혼했지만 이 한 줄의 말이 절실히 느껴지는 요즘이다. 멋들어진 산을 보는 것과 함께 올라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저자는 스웨덴의 뇌 과학자 앤드류 스마트가 쓴 뇌의 배신을 읽고 멍 때리기의 놀라운 힘을 경험했다고 한다. 멍 때리기 대회도 있을 만큼 아무 생각 없이 빈둥거리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학적으로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단다. 일 중독으로 번 아웃이 된 이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며칠 전 나혼자산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배우 박정민의 일상이 나왔는데, 하루의 대다수가 하릴없이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게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그는 폭발적인 에너지 소모의 순간들을 위해 일상은 소소하게 아주 단순하게 지내고 있었다. 나무늘보처럼.

 

  저자의 인생 2막은 치열했던 인생 1막보다 좀 더 자유롭고 여유로워보인다. 그가 후회했던, 또는 바라 마지않았던 인생경험들을 이 책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싶어졌다. 인생 후배로서 이 책의 활자들을 활자 그 이상의 것으로 교훈삼아 꼰대 아닌 어른의 이야기로 귀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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