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 - 말로 먹고 사는 두 여자가 공개하는 진짜 말 잘하는 법
강연희.이명신 지음 / 지와수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
나도 저자가 프롤로그에 언급했던 것처럼 내 말본새가 엄마를 많이 닮아있었다. 엄마를 통해 말을 배우고 감정을 가장 많이 나눈 사람이 엄마이기에 그럴 것이다. 나도 작년에 엄마가 되었는데, 우리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요즘 한마디 한마디를 생각 없이 내뱉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아이는 내 말을 듣고 따라한다.
아버님이 경상도분이시라 말투와 억양이 강하다. 경상도 특유의 억센 억양으로 아무런 악의 없이 “니는~” 이라고 나에게 말씀하실 때, 신랑이 이름을 부르라고 핀잔을 줘서 내가 다 민망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말은 오해를 불러오기도 하고 입을 열게도, 닫게도 만든다. 말이 씨가 된다든지 혀 안에 도끼 들었다는 속담도 있듯 말이 결과를 바꾼다는 교훈은 자명하다. 이 책은 9대 뽀미언니를 역임했던 방송인 강연희님과 국내1호 스피치심리 전문가인 이명신님이 쓴 말의 테크닉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엔 말의 온도를 높이는 ‘넛지 스피치’ 와 겸손의 말과 저평가의 말의 차이점, 웅얼거리는 발음을 교정하는 연습법 등 다양한 스피치 코칭이 제시되어 있다.
난 습관적으로 투덜거리는 말버릇을 가진 친구가 있는데, 이 책에서도 언급된 70세가 넘은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경험만큼 말도 많고 혼잣말과 남과 함께 하는 말 대부분이 투덜거림이었다고 관찰하면서 말버릇도 습관이라고 이야기했다. 습관은 인생을 바꾸므로 불교의 삼업 중 하나인 말로 짓는 구업, 즉 말로 짓는 죄를 자신도 모르게 짓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내는 많은 말들로 복을 부르지는 못할 지언정, 복을 차지는 말자. 말은 진정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성질의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동료 중에는 귀에 문제가 있어 발음까지 웅얼거리는 분이 있다. 이렇듯 건강에 이상이 있지 않는 한 또렷한 발음과 발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제시하는 모음발음법은 또렷한 목소리를 만들어준다기에 혀 근육을 사용해 따라해보기도 했다. 말의 속도도 중요하다. 속사포로 쏟아내는 말들은 귀에 꽂히기는커녕 튕겨져나간다. 마치 소음같다. 말이 빠르면 사람이 가볍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천천히 말하는 것이 중요한가보다. 문장 중간 중간 최불암이 된 것처럼 멈춰가며 읽어보라는 저자. 포즈(멈춤) 만으로도 말의 속도가 많이 느려지며 한결 부드럽게 들린다.
이 외에도 책 속에는 소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말’ 의 모든 것에 대해, 상대방과 화기애애한 화법으로 대화하고 싶은 모든 분들이 읽으면 좋은 정보로 가득차 있다. 나도 정독하며 실천하고 싶다. 좀 더 매력적인 소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