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번의 로그인 -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이미란 외 지음 / 경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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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번의 로그인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글쓰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니! 마치 라디오 사연을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수필, 평론, 독후감을 읽는 기분도 들었다. 글쓰기를 통해 삶이 아름다워 보였고 댓글을 통해 공감하고 공유하는 감정들이 돈 주고 살 수 없는 위안이 되었다. 이 책은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12인의 글쓰기 모음집이다.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쓴다는 콘셉트로 진행된 프로젝트랄까? 서로의 글을 읽고 500일 동안 500번 이상을 카페에 접속하여 글을 읽고 댓글을 달면서 이 책의 제목이 이렇게 지어졌다. 글쓴이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국문학과 교수, 카페 갈매나무 사장님, 평화교회 목사님, 주부 게다가 지구에서 인간으로 반백 년 넘게 살고 있는 자라고 소개된 유쾌한 필자도 있었다. 이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타인과 소통하였다. 일상의 생각을 나누며 재미와 치유를 동시에 발견한 이들의 모습이 무척 귀해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닉네임으로 쓴 글이라 온라인 카페글을 바로 읽는 듯 한 느낌도 들고 매우 친숙했다. 솜사탕님의 말할 기분 아님은 종종 내가 느끼는 감정을 대변하듯 글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하기까지 했다. 속시원했달까? 수업 시간에 누군가가 왜 잠을 충분히 자고 나와도 수업시간에는 잠이 쏟아지고 쉬는 시간이 되면 잠이 깨는가?’ 라는 질문을 제기했다. 가설은 수업시간이 너무 짧아서. 75분의 수업시간은 4단계 수면까지 이르는 평균 90분의 표준수면사이클에 가까워 잘하면 꿈도 꿀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강사입장인 솜사탕님은 질문을 변형해 이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강사 입장에서 왜 수업시간이 가까워지면 말할 기분이 아니게 되는가?’ 고등학교 때 교과별 선생님들이 반을 옮기면서 똑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하면 얼마나 지겨울지 예상해본 적이 있는데 그런 기분일까? 아이들의 시큰둥하거나 관심 없는 수업태도에 자괴감이 드는걸까? 위안을 주는 댓글이 보였다. “외국 영화를 보면 이런 질문에 선생님들은 good question 이라고 말하고는 그냥 진도를 나가요^^;;” 라고.

 

  솔직하면서도 마음을 터놓는 글을 통해 서로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준 글쓰기의 동지들을 보며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마음의 소리가 글로 나타나는 것 같다.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참 좋은 참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좀 더 이 세상이 밝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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