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뭐라고 - 여러분, 떡볶이는 사랑이고 평화이고 행복입니다
김민정 지음 / 뜻밖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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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가 뭐라고

 

  난 떡볶이를 아주 좋아한다. 이건 그냥 음식이 아니다. 내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다. 초등학교 앞에서 초록색 접시에 담뿍 담아주던 빨갛고 매콤달콤한 떡볶이는 나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었다. 이 책을 읽으니 전국의 떡볶이 덕후들이 매우 많을 것임을 느꼈다. 작가님과 에디터가 만나 하루에 네 번이나 떡볶이를 먹었다던 떡볶이 탐방예찬은 200% 공감되었다.

 

  “떡볶이에는 행복이란 소스가 들어 있는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떡볶이가 뭐라고. 그거 한입 먹었다고 이렇게 금방 행복해지는지.” 언제나 옳은 떡볶이의 애정 어린 시선을 함께 들여다보자.

 

  떡볶이로 유명한 동네 신당동도 물론 다녀왔고, 우리 동네 역 앞에 즐비한 포장마차 중 한곳, 부추떡볶이도 먹어봤고, 아직 개발이 덜 된 우리 동네 끄트머리 산동네 언덕빼기에 있는 할머니떡볶이집도 자주 다녔다. 내 마음이 허기질 때는 어김없이 찾는 것이 떡볶이기에. 난 우리나라를 못 떠날 것 같다. 이렇게 맛있는 떡볶이를 해외에서 먹는다면 이 맛이 안 나기 때문에. 몇 년 전 호주에서 분식점을 갔는데 떡볶이가 너무 훌렁하고 간도 약해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우리 동네엔 떡볶이 체인점인 두*떡볶이 가게가 있는데 뷔페식이라 마음껏 먹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제일 맛있는 건 초등학교 때 먹었던 학교 앞 그 떡볶이다. (우리 엄마표 떡볶이가 아님은 안 비밀)

 

  떡볶이는 이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생을 닮았다. 매콤 짭짤한 맛이 그렇다. 필자는 자신의 시큰둥한 성격이 어릴 적 아버지의 죽음으로 비롯된 것임을 느꼈다. 아빠 소식을 듣고 목 놓아 우는 엄마를 보니 한번 터진 울음을 멈출 방도를 알지 못하기에 울지 않는 쪽을 택했다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오늘을 살았을 이와 맵고 짜고 달콤한 떡볶이를 눈앞에 두고 소주를 들이켜고 싶다는 그녀와 마주앉고 싶어졌다. 작정하고 떡볶이를 안주 삼아 먹고 싶다.

 

  제목 그대로 떡볶이가 뭐라고 나의 마음을 이끄는 것일까? 오늘은 갑자기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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