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엄마는 해적이에요!

엄마는 해적이에요! - 흰 가운 해적과 함께 암과 싸우는 엄마 이야기 ㅣ 신나는 새싹 126
카린 쉬히그 지음, 레미 사이아르 그림, 박언주 옮김 / 씨드북(주) / 2019년 10월

엄마는 해적이에요!

  부제는 <흰 가운 해적과 함께 암과 싸우는 엄마 이야기>다.

글쓴이 카린 쉬히그는 7세 막내부터 26세 큰딸까지 네 아이가 있는 엄마라고 했다. 3년 전 , 43세 때, 유방암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진단을 받고 긴급 유방절제술을 받으며 기나긴 항암치료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여 다행스러웠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막내가 고작 4세라 암을 주제로 한 어린이 그림책을 찾아보았지만 아이와 부모가 함께 공감할 만한 책을 전혀 구하지 못해 막내아들이 좋아하는 해적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암에 대한 동화를 직접 썼다고 소개했다. 정말 대단한 엄마다!

  내 친구가 딸이 돌이 될 무렵 급성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친구 남편이 내게 전화를 해주어 돌잔치가 미뤄졌다고 이야기했다. 친구가 내게 직접 전화하면 울까봐 대신 했단다. 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내 친구는 씩씩하게 항암 치료를 받았고 1년 뒤 늦은 돌잔치를 했다. 머리는 가발을 썼지만 난 그녀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딸을 위해 그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이다. 지금도 관찰을 하며 정기 검진을 받고 있지만 꽤 호전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전해왔다. 이 책의 저자와 내 친구는 닮았다.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

  4살 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는 해적이다. <무시무시한 게> 호로 이름 붙여진 배를 타는 해적. 보물섬을 찾아 몇 달 째 항해하고 있단다. 암치료를 하며 생긴 흉터는 전투의 흔적, 폭풍우가 치던 날 영광의 상처가 생겼다고 엄마의 가슴 한 쪽을 가리키며 이야기해준다. 엄마가 항암치료로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를 하는 날은 배가 심하게 흔들려서 배 멀미를 하는 것으로 안다. 해적들은 머릿니가 생길까봐 머리를 빡빡 밀고 스카프를 쓴단다. 독한 약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슬픈 사실을 이렇게나 유쾌하게 표현하다니. 아이의 머릿 속엔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해적을 무찌르는 용감한 엄마가 있다. 아들은 꼬마 해적이 되어 엄마를 동경한다. 드디어 보물섬에 상륙해 모험이 끝난 엄마는 이제 스카프도 벗어던졌고 머리카락도 나고 있다. 아이의 눈엔 여전히 멋진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