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백선경 지음 / 든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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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표지가 강렬했다. 화면을 꽉 채우는 한 여성의 표정이 무섭게 보였는데, 책을 읽으며 그녀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등장인물 화영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알콜중독자 아버지를 피해 엄마와 새아버지, 기정이라는 오빠와 함께 살게 되었다. 새아버지는 일곱 살 된 화영을 성폭행하고, 잠재된 분노 속에서 엄마의 자살을 경험하였으며 견디다 도망친 어느 날 13살 연상의 일용직 노동자와 살림을 차렸지만 도망친 그곳에서도 학대는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괴물로 변했다. 그 트라우마들은 기억의 덫으로 그녀를 옥죄었다. 그러면서도 죄 지은 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복수를 실천한다.

 

  공동구매를 해본 경험이 있는가? 활성화된 인터넷 공간의 카페에선 공구가 쉴 새 없이 진행된다.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좀 더 좋은 양질의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이 스릴러 소설은 온라인 속에서 이루어지는 거대기업, 공동구매 카페의 명암을 그렸다. 카페의 운영자는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회원수를 무기삼아 거대 권력을 거머잡았다. 업체의 리베이트와 상술로 피해자가 실제 존재하는 뉴스 기사도 종종 접하곤 했다. 이 소설에선 봉제공장 잡역부 출신인 또 다른 등장인물 콜린이 어느 날 지인의 도움으로 김치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방법을 바꾸면서 판매의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콜린 또한 비대한 몸집의 여성으로 상사의 성희롱 때문에 인생이 꼬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음식 솜씨가 좋았던 것이 신의 한수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유토피아 주부세상만세회원수. 이 공간에서는 조직적으로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천태만상의 범죄행위가 신랄하게 드러났다. 익명의 인간의 집합체 속에서 돈, 명예, 권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깔려있는지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허상을 좇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상대를 향한 증오로 표출하는 인간군상이 드러난다. 이곳에 마녀사냥으로 매장당하는 건 일도 아니다. 마치 내가 재판관이나 된 듯이.

 

 세상 남자들에게 상처 입은 여성 화영과 콜린이 그리는 복수극. 이들이 인간을 공동구매 하기 위해 유혹한 젊은 정신과의사 남성과, ‘크산티페카페의 남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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