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전일도 사건집
한켠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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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전일도 사건집

 

  주위에 전일도 탐정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는 내내 재밌었다. 매일매일이 신비와 모험이 가득할 것 같은 놀이동산에 있는 기분일 듯. (과장인가?) 흥신소나 심부름센터라고 낮잡아보지 말길 바란다. 일도는 탐정이다. 코난이나 김전일같은 탐정 말이다! 물론 여자지만. 이름만 듣고는 남자인줄 알았을 독자가 대부분일 듯 싶었는데 이 또한 반전이었다. 고졸 20대 초반 탐정이라고 하면 의뢰인들이 신뢰하지 않을까봐 얼굴을 가리는 챙 넓은 검은 페도라를 쓰고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었다. 불륜탐정이셨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닮은 일도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생계형 탐정일을 이어간다. , 일도는 실종전문탐정. 남친이 바람 피운 현장을 잡다가 재능을 발견해 이 길로 들어섰단다. 마음은 본격 하드보일드 느와르 첩보 액션 탐정이지만. 미켈란젤로처럼 조각가도 아니면서 온갖 정성을 들여 수임료를 깎으려는 의뢰인을 제일 만나기 싫다는 전일도는, 싸고 좋은 건 없다면서 받은 만큼 일하는 신여성이다. 촌철살인의 뼈를 후려치는 대사들이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결혼, 육아, 비혼주의, 취업, 미투 등 지금 이순간에도 이러한 구질구질한 현실고민들에 휩싸여있을 의뢰인들을 보며 위로하는 그녀. 전일도는 말한다.

나는 꼭 좋은 탐정이 될 거다. 더 좋은 어른이 될 거다. 이상한 언니가 될 거다. 가윤이가 날 보면서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고 마음 놓을 수 있게.”p.154

난 책날개에 있는 저자 한켠님의 소개를 보고 아! 일도의 목소리를 통해 하고싶은 말을 하시겠구나! 예상했다. 소개가 인상깊다.

 

 한국에서 산다는 게 고단하고 불안할 때가 있다.

사는 게 힘들 때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해결해 달라고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물론 작가 본인은 우아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 소설에서만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한다.

, 사라져 버리고 싶다. 아니 왜 내가 사라지나. 사라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등등의 말을 문학적으로 하는 것.

모자는 푹 눌러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사 먹는 것을 좋아한다.(이 부분은 나와 어쩜 이리 같은지. 참고로 난 명*핫도그와 남대문 잡채호떡을 좋아한다.)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소설을 쓰면서 아무 때나 만나서 툭툭거리고 낄낄대고 이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고 뒷담화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를 얻었다. 이 책의 인물들이 독자들에게도 재미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한다.

뭔가 안 풀릴 때 네 잘못이 아니야.” 하고 말해줄 수 있는 친구.

 

 

 또한 한켠 작가님을 검색해서 또 다른 소개글을 찾았다. 역시 일도랑 비듯하다.

-허술하고 모순적이고 용감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들에 정이 간다.

-꿈과 사랑을 쓰는 로맨스 작가(라고 생각한다.).

 

  일도의 말빨과 위로로 현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나를 포함한)이 웃음지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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