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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그 사람 -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장적폐 지음 / 이음스토리 / 2019년 9월
평점 :
제목만 봐서는 필자가 경험한 연애를 그린 에세이집으로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이었다.
희곡의 형식을 빌린 일기장? 배경은 종일 조용필의 곡들, 북한과 대통령 그리고 조용필이 나오는 소재의 가상 역사를 그린 필자의 시선이 담긴 평론이랄까? 아무튼 독특하고 신선했다. 평범한 직장인 장적폐님의 5년 이상 걸린희곡집이다. 북한문학을 공부한다는 소개는 이 책의 내용을 짐작케했다. 북한소설을 읽으며 평화 한반도를 만들고 장차 통일문학을 준비한다는 그는 조용필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 그가 소개한 킬리만자로의 표범 확대판 격인 <말하라 그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를 한번 들어보겠다. 러닝타임이 20여분이라니 듣다가 도망칠 수도 있겠지만.
이 희곡의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은 보수당 정권의 대통령 심하중이다. 배경은 일촉즉발, 핵전쟁이 도발될 위기에 처한 한반도. 상상이다 보니 대통령의 문제 해결방식은 문학적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방법이다. 보수와 진보 모두로부터 외면당한 유폐된 대통령.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 긴장이 해소되거나 평화로의 국면은 전혀 없는 답보상태. 최근 김정은이 남북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싹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기사를 봤다. 희곡의 배경이 마치 지금의 현실같다.
심하중 대통령의 평전을 쓰기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40대 중반의 김민희기자가 등장한다. 1년여간 둘의 대화를 통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라 느낀다며 소회를 밝혔다.
필자의 글쓰는 동력이 된 조용필의 노래가 각주처럼 곳곳에 등장한다. 아! 물론 일반적인 각주 위치가 페이지 아래쪽임을 감안한다면이 책은 각주 자체가 본문처럼 보여 더 눈여겨 볼 수 있었다. 일부러 그랬단다. 희곡의 빈약함을 메우고 위해서, 희곡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서.
조용필 노래를 배경으로, 북한문제를 풀어가는 대통령의 이야기.라고 한마디로 요약한 필자는 다음 필명을 북문문으로 짓고 북한문학에 대한 글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월미도 전투. 흥미롭다.
갈라진 땅 한반도에 어서 평화가 오길 바라며 이 책을 마무리 한 필자처럼 나 또한 어떤 문학의 형식을 빌려 내가 원하는 나라를 말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좋은 현상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