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인문학 수업 - 인간다움에 대해 아이가 가르쳐준 것들
김희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기를 안고 재우면서 한 몸처럼 붙어있는 내 모습을 보니 마치 왈츠를 추고 있는 남녀의 모습같았다. (물론 남자인 아기는 내 품에 쏘옥 안겨있어 여자인 엄마의 발걸음대로 움직였지만) 이 책의 저자 김희진님은 엄마가 되고 나서야 돌봄을 둘이 함께 추는 춤이라고 정의했다. 상호적인 행위, 그것이다. 육아전문가가 아닌 필자의 글에서 내 모습을 많이 발견했다. 지금 출산한 지 막 일년이 되어 가는데 이분은 7년동안의 악전고투 끝 지금은 다른 엄마들의 발가락을 수준의 육아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니 나는 멀어도 한참 멀었구나 싶었다.

 

  요즘 내가 제일 힘든건 아직도 수면 부족이다. 필자는 이렇게 부당할 정도로 황당한 환경이라니, 아예 안 자버리고 말겠어!’ 라는 반항적인 태도를 취했다지만 난 그런 반항을 할 정도의 의지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체력이 저질이었다. 아이가 밤수유를 한창 할때는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새벽 1시에도 깨고, 4시에도 깨고 도무지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 아침만 되면 좀비같은 내 얼굴을 거울로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수면 패턴은 아주 양호해졌지만 이 또한 이앓이를 시작하면서 또 다시 바뀔 예정이라 두렵다. 이 책에선 필자가 <울지 않는 늑대>라는 책을 읽고 깨달은 수면 통찰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인간의 수면 습관이 생물학적인 본질이기보다는 역사적인 굿어물이라 주장하는 이야기였는데 매우 위안이 되었으며 동지애도 생겨났다고 했다.

 

  여러 인문학적인 텍스트가 곳곳에 삽입되어 있었다. 아기를 돌보는 돌봄이라는 경험이 결국 인문학적 통찰과 영감을 제공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필자의 육아경험과 다소 전문적이기까지 한 인문학적 도서의 내용들이 함께 수반되어 있어 나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참 읽기 좋았다. 응원받는 기분이었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