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에 그려진 여자의 모습이 딱 내 모습이었다. 사람들로 빽빽하게 들어찬 지하철에서 불안불안하게 손잡이를 잡고 겨우 지탱해 서있는 지쳐있는 표정의 여자. 내 퇴근길 모습 같아서 짠했다. 제목 또한 자괴감이 드는 문구였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실없는 웃음이 났다. 절대 부귀영화를 바라는 게 아니라 더 웃펐다. 책을 집어들 땐 마음이 착 가라앉았지만 필자인 진민영님의 바람답게 이 책을 읽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 10. 벌써 한해도 4분기를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난 몸과 마음이 탈탈 털리는 중이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며 나름 힘들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허무하게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 책의 목차는 3장이 제일 눈에 들어왔다. 일명 <생각 분리수거 중입니다>라고 명명한 3장의 주제는 해시태그가 내 속마음, 또는 혼잣말을 대변하는 듯하다. 이를테면,

 

#아이고_의미_없다

#_저 따위로_말할까?

#지금_이대로도_괜찮을까? 등등.

 

  책은 단지 필자의 일상을 공유하는데 그치는 에세이가 아니고,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풀어 쓴 느낌이 들었다. 자기계발서보다는 좀 더 정제된 느낌도 들었다.

 

<삶에 대한 강직한 소신은 목적과 수단의 명확성에서 온다. 내게는 이 둘의 영역이 흑과 백만큼 분명하다. 창작, 표현, 기여가 글쓰기의 목적이니, 다 쓴 수첩은 보관하지 않고 버린다.(중략)>


<나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얼마든지 목적과 수단을 이리저리 이동해 보기를 주저하지 말자. 행복의 각도에 맞게 목표를 설정했다면 나머지 영역은 도구가 된다. 그리고 이 둘이 뒤바뀌지 않게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노력한 만큼 보상이 있는 배부른 인생이 된다.>

 

  이 책에서 또 맘에 든 점은 글꼴이다. 바탕체는 아닌 것 같고. 손글씨는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글씨체가 예뻐서 글의 내용 또한 유심히 보게 되었다. 형식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랄까? (참고로 내가 싫어하는 글꼴은 필기체이다.)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로서 독자에게 담담한 위로와 조언을 따뜻하게 보내는 필자에게 감사하다. 다 읽고 옆자리 동료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그녀 또한 이 책으로 미소를 지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