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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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평론가이자 고전연구가이신 한정주님께서 쓴 인간도리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덕무의 개성적인 문장에 매료되어 그가 남긴 모든 글을 탐독할 정도로 이덕무 마니아를 자처한다고 하시네요. 고전 연구와 집필 작업으로 매일 한자를 접하시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들을 한자의 구성과 뜻을 통해 사고하는 습관이 생기셨다고 합니다.

 


한국사회에 만연하는 갑질 문화를 접할 때면 후안무치한 사람들(부끄러운 것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반성하지도 않고 잘못을 고치려 들지도 않는) 에게 부끄러울 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랄지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한자에 담긴 뜻을 통해 인간됨또는 인간의 도리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60개의 한자를 토대로 수치심을 모르는 교만한 사람들, 배려심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 고단한 삶 앞에 흔들리는 나 자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현명함이란 말의 어려움을 잘 아는 것이다라는 문장에서 어려울 을 익혔는데요. 이 글자는 진흙 과 새 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말의 어려움을 자세히 살핀 사람으로 한비자를 예로 들어주셨는데, 그는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자신의 지식을 가지고 설명하여 상대를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아니다. 상대방의 속마음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요령과 방법은 설득하는 사람의 큰 뜻이 상대방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고, 설득하는 사람의 말씨가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자기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이 상대방과 충분히 친근하면서도 의심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여 의견이 채택되도록 하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비자는 그를 좋아하는 진시황을 만나 대화를 하였지만 적국인 한나라 왕족 출신이었기에 한비자의 말이 진시황에게 이로운지 해로운지 분별하기 어려운 이유로 신하 이사의 말을 받아들여 결국 한비자를 죽이고 맙니다. 사마천은 한비자의 삶을 가리켜 말의 어려움과 말로 인한 재앙은 잘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말의 재앙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새삼 일깨워주었습니다.

 

한자의 구성과 뜻을 통해 적절한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그것도 삶에 대한 성찰과 고민, 교감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이 책 인간도리참 잘 읽었습니다. 교훈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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