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대 모험~!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우일 그림,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화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이라기보다 동화에 가까운 두께와 그림들이 '이게 정말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이야?'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읽다 보면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양 사나이 협회에서 올해의 크리스마스 음악 작곡을 맡겼지만 작년 크리스마스에 구멍 뚫린 도넛을 먹어 곡을 완성하지 못하는 저주에 걸린 양 사나이가 양 박사의 도움으로 저주를 푸는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의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트북으로써 재미있는 독서 체험을 할 수 있어 즐거웠다. 이런 책을 얼마 만에 보는 거야. 진짜 독특하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거나 크리스마스에 친구에게 줄 특별한 선물을 찾는다면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가 제격일 듯싶다.
더운 여름에도 두꺼운 양 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은 양 사나이와 목이 길고 부리가 휘어진 바다 까마귀 부인, 208, 209가 적혀있는 옷을 입은 쌍둥이 자매, 왼쪽으로 꼬이고 오른쪽으로 꼬인 꼬불탱이 아저씨들, 어디 한 군데 나사가 빠져 보이는 양 박사.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무라카미 하루키답다.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들이 이야기를 더욱더 풍성하게 해 주는데 아이들을 위한 아트북만 보다가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와 첫 협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만나니 기분이 이상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고 싶은데 부담스러워서 시작을 못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로 워밍업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루키에게 이런 면이 있어? 하고 놀랄 정도로 순수하고 재미있는 내용에 더해 재미있는 아트북 체험으로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