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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ㅣ 한빛비즈 교양툰 4
장 노엘 파비아니 지음,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김모 옮김, 조한나 감수 / 한빛비즈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중학생 때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보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17년 정도가 됐다. 지금도 일요일 오전엔 서프라이즈를 즐겨 보곤 하는데 이만하면 정형돈을 능가하는 서프라이즈 열성 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인간의 무지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게 되었으며 오늘날 기준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미신과 처방이 의사와 같은 지식인에 의해 널리 퍼졌는지 그 에피소드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를 읽으면서 영상으로 봤던 주제나 재미있는 일화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의학 관련 책이라 하면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데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어 이러한 분야에 흥미를 갖게 하기 최적이다.
「의학의 역사」를 읽으면서 21세기의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음에 무한 감사하게 됐다. 사극 드라마를 보더라도 불과 백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시민이 병원에 가거나 의사 앞에 나오는 게 매우 힘들었다. 미국 선교사가 한국에 와 선교의 일원으로 병원을 세우던 초창기 때도 양학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왕족이나 양반들이었으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의학이 정말로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금도 여자는 의사 앞에서 속 살을 드러낼 수 없고 진맥을 보더라도 가느다란 실을 사용해야 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한 번이라도 심하게 앓거나 수술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아마 이 책을 읽게 되면 현시대를 살고 있는 것에 그저 감사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