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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아 - 흔들리지 않는 내향인의 인생살이법
일자 샌드 지음, 배현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아」는 민감한 이들과 내향적인 이들을 위한 책이다. 또한 이 책의 조언과 지시 사항은 민감한 상황에 빠진 다른 이들에게도 꽤 유용하다.(P.10)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됐을 때까지 성격이 쭉 한결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지나오는 시기나 상황, 스트레스 정도, 번아웃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민감하거나 내향적인 기질이 두드러질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심지어 본인이 외향적이더라도 주변 지인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저 사람은 왜 그럴까?' 내 기준에서 생각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타인을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책의 저자인 일자 샌드(Ilse Sand)는 신학 대학을 졸업하고 덴마크 국립 교회에서 교구 목사로 재직했었다. 목사로 활동하면서, 교인들이 요구하고 원하는 목사와는 자신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런 시기에 '내향성'이라는 개념을 발견하게 되었다. 교인들은 목사님이 자신들의 생일파티에 와서 축하해주길 원했지만 저자는 이를 멀리했고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고 어려움에 처한 가정에 심방을 가도 생일파티에 오지 않았다며 불평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만약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땠을까? 교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생일파티에 참석했을 것 같다. 혹은 내가 잘 못하고 있는 건가?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하지만 일자 샌드 목사는 본인이 내향적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절대 게으르거나 잘못된 게 아님을 알았다. 자신의 재능은 목사일 때가 아니라 심리 치료사일 때 발휘할 수 있음을 깨닫고 목사직을 그만두게 된다. 꽤나 멋진 여성이라고 느끼는 부분이었다.
그 후로 저자는 교수, 상담지도사, 연설가, 심리치료사로 활약하며 다양한 저서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 유형을 알고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강점을 파악하여 자신을 더 확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내 성격을 고쳐야 할 것 같다거나 내 성격은 이 일과는 안 맞는 것 같다고 생각될 때가 종종 있다. 특정 직업은 내향적 또는 외향적인 성격이 맞지 않아 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직업은 어떤 성격이든 상관없다는 게 몇 번 이직을 경험했던 내가 내린 결론이다. 심지어 수 십 수 백 대의 카메라 앞에서 능청스럽게 연기하고 춤추는 연예인들도 실제론 내성적인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하지 않나. 내 성격을 바꾸는 것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건 '내 성격 바로 알고 이해하기, 그리고 사랑하기'이지 않을까. 「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아」는 위로의 책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나 자신을 좀 더 보듬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