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말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 - 상냥하고 확실하게 생각을 전하는 41가지 말습관
와타나베 유카 지음, 문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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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똑같은 말인데도 마음 상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화자는 칭찬의 의미로 그렇게 말 했을지 모르겠으나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괜히 언짢고 뒤가 가려운 느낌이 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칭찬인듯 칭찬아닌 칭찬같은 말은 아예 안 하니만 못하다. 또 어떤 사람은 괜히 편을 들어주다가 주변 분위기를 어색하게 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다. 때로는 너무 고마워해서 혹은 너무 미안해해서 뜻은 충분히 알겠으나 이제 그만 해줬으면 싶을 때도 있다. 말이란 게 참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상대방이 내 의도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어렵다 정말.
「좋게 말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는 프리랜서 아나운서이자 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인이 쓴 책이다. 이 책을 받아들고 한 편으론 의아하기도 했다. 「좋게 말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라는 책이 일본 정서에 맞는 책일까?하는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나 자신보다 남의 눈치를 더 많이 보는 나라', '체면을 더 중시하는 나라'라고 알고 있고, 내가 만나고 보아왔던 일본인과 일본의 이미지도 그렇다. 또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걸 꺼려해 에둘러 말하는 화법이 발달해있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극도로 꺼려하지 않은가? 뭔가 내가 알고 있는 일본인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책이라 호기심이 일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한가보다. 의도치 않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화법이나 말이 와전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례들이 나오는데 우리 일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은 듣게 되는 말들도 많이 언급된다.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혹은 SNS에서 도대체 저 사람은 왜 말을 저런 식으로 할까 화가 났던 경험이나, 내가 말 해놓고 뒤 돌아서 아차!했던 경험들을 대입해보며 말을 좀 더 부드럽고 예쁘게 써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왕이면 ~해 줄래? 보다는 OO이가 ~를 잘 할 것 같아. 내가 부탁좀 해도 될까? 라든지, 실례지만~보단 괜찮으시다면~, 죄송합니다 보단 감사합니다나 고맙습니다를, 상대가 기분 나빠할 수 있는 상황에선 직접화법으로 지적하기보단 간접적인 언급과 함께 잘 한 일에 대한 칭찬을 해주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고쳐쓸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말을 할 때의 쾌감은 정말 크다. 마음 맞는 친구와 수다를 떨 때,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설득력이 있을 때 자신감이 생기고 신나고 재미있다. 하지만 말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듯 반대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살면서 사소한 오해로 시작된 일이 말싸움이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입히고 본인도 다치는 경험을 많이 하게된다. 늘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앞으로 더 조심해야지 생각하면서 성격이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좋게 말하면 호구로 여기는 나쁜 사람들이 있어 세게 보여야겠다는 마음으로 말을 좀 더 거칠게 할 때도 있다. 좋게 말하는 건 나 혼자만 한다고 되지 않는다. 손뼉도 맞아야 소리가 난다. 서로가 좀 더 상대를 배려해가며 부드럽게 말 한다면 이 세상이 훨씬 살기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한다.

「좋게 말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에 언급된 41가지 말습관을 읽고 세련되고 매너있게 습관을 고치며 내가 달라진다면 내 주변의 사람들, 그 주변의 사람들, 또 그 주변의 사람들 나아가 지역, 국가, 세계로까지 언어 매너가 전파되지 않을까. 호의를 건네면 잘 받아들이고 좋은 말을 골라 오해받지 않고, 의도한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고 나쁜 말투를 고치고 같이 있고 싶어지는 화법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평소 나도 말을 꽤 잘 하고 부드럽게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던 부분들을 발견하게 된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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