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끝의 검은덩이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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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보다 크기가 작고 가독성이 좋아 가지고다니면서 읽기 편하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그렇게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지금도 이와 비슷한 피해자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을 성폭행하고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르는 선생, 양부모의 얘기는 하루가 멀다하고 기사화 되고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여학생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이를 신고했더니 오히려 보복 살해를 당해 전세계 뉴스 토픽이 되기도 했다. 소설에서는 가해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피해자는 더 큰 피해자가 되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사는 반면 가해자는 당당하게 잘만 먹고 산다. 특히 어린 아이, 청소년 피해자가 많아질수록 사회는 더 병들고 약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단순히 자극적인 기삿거리가 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애초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시선끝의 검은덩이」 에서는 이선희가 재단의 새 이사장이 되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 어쩌면 이 소설은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보여주며 우리게에 어떤 메세지를 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개연성 부분에선 다소 부족한 감이 있어 아쉬운 소설이기도 하다. 페티시즘의 양면성을 말한다는 부분에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지만 「시선끝의 검은덩이」를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이지만 결코 소설로만 단정짓긴 어려운 것 같다. 혹여 아동에 대한 페티시즘이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뜨끔했음 좋겠다.어쨋든 아무리 어려도 피해자는 어른이 되고, 그 때는 가해자가 강했을지라도 당신도 결국 늙게 되니.

갑자기 '미스터 션샤인'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늦더라도 찾아갈거야. 찾아서 복수할거야.'라는...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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