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스테이크라니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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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도서는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책 리뷰를 하기에 앞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표지를 보더라도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나 다정다감한 느낌은 아닐 거 같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인소설인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소재부터 

일반적인 소설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신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매력이 있고 전 사실 장편 이상으로 단편소설에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쁜 직장인이나 책 한 권을 그 자리에 단숨에 읽어버릴 시간을 갖지 못하는 분들에겐

단편소설만큼 숨통이 트이는 이야기도 없을거에요. 한 편을 보는데 몇 분 정도면 충분하니까요.

[간략한 줄거리]


우선 가장 메인소설이라고 생각이 든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를 읽었는데 (가장 첫번째 소설이기도

했고) 길지 않은 단편 소설을 읽었음에도 몇 문장 읽다보니 내 앞에 주인공들이 직접 나타나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마지막 문장까지 다 읽게 된 순간 '장난 아니네' 라는 

말이 단박에 튀어나왔다. '고요한' 작가님의 소설이지만 전혀 고요하지 않았고 우리 마음속 

위험한 파동을 일으키게 만들어줄 센세이션한 소설들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든다.


책 소개에도 나와있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번역문학

저널 '애심토트'에 소개됐다고 한다. 와.. 한국의 문학이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국의 작가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글을 쓰는구나. 깊게 빠져들다가도 또 핵심을 

잘 뽑아내는 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와 동일하게 책에 빠져들어 마지막 장면까지 

보게 되었을때 '우와, 장난없네 이거'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느끼니 짜릿하다.



이 책은 고요한 작가님의 단편소설들이 모여있습니다.

총 8가지의 단편소설이 실려있고 이 중 '도마뱀과 라오커피' 라는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이전에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갖겠다는 욕망에 눈이 멀어 해선 안될 짓을 저지른 남성의 후회, 사랑이 스테이크라니' 

책 표지엔 와인을 흘려 마치 식탁보에 피가 묻은 것 같아 보이며  

고기를 자를때마다 빨간 피가 잔뜩 흐르는 레어스테이크를

어두운 표정으로 먹고 있는 여성의 그림이 있다.

이야기를 읽기 전엔 저 그림의 뒷배경이나 분위기를 대강 느낄 수 있지만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저 여성의 마음과 왜 이런 분위기의 책 표지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 저 책표지를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만약 내가 저 여성이라면 나의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결국 다른 남성의 

아이를 갖으면서까지 가정을 유지해야 하는가 의구심이 들 것 같다.



결국 제임스의 아이를 갖게 된 여자는 그때부터 평소에 먹지 않던 스테이크를

찾게 된다. 남편 역시 스테이크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그 때부터 의심이 든다. 제임스가 스테이크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그러나 그는 한낱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갖고 싶었다.


그의 아이라 믿고 싶었지만 거의 아닐 가능성이 컸다. 

부부는 백화점 건물 맞은편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게 되는데 우연치 않게

제임스가 찾아오게 된다. 주변의 시선과 특히 자신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도 보였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제임스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여기서부터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여자는 제임스에게 자신의 남은 고기를 

주며 웃음을 짓는다. 사실 처음엔 당황스럽고 어떻게 보면 이런 직업을

가진 제임스가 더러워 보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몇 번의 만남을 가진 결과 그녀는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 역시 그녀를 맘에 두기 시작한다. 남편은 이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그제서야 '아이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라는 걸 느끼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제임스와 자신의 아내는 몇 시간씩 전화통화를 할 만큼 사이가 돈독해졌고 

저절로 남편과의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아마 남편은 양수가 터진 자신의

아내를 어떻게 했을까? 그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이미 믿음과 신뢰가 다 없어져버린 부부관계인데 다시 돌릴 방법이 남아있긴 할까?



끝을 달려가면서 결국엔 자신이 한 실수를 돌이킬 수 없던 남성의 고뇌가 떠오르고

그로 인해 자신과 그 주변인이 파멸당하는 모습이 한 순간에 그려진다. 그 표현이 너무 거세서

보면서 '우와 장난없다'를 지속적으로 연발한 것 같다.




2. 그 밖에도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갔던 절에서 아버지가 다른 여성과

부둥켜 안고 있었던 장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

그 장소가 기억은 나지 않은 채 꿈에서만 나오게 된

그렇게 오랫동안 방황을 하던 남성의 이야기인 '몽중방황'


책 뒷 표지에 김수영 시인의 한 구절이라고 하는

'절망은 끝까지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는 이야기가 퍼뜩 떠오르게 되는

'나뭇가지에 걸린 남자'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남성은 어떠한 희망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신을 찾고 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누군가 사고를 당해야 하는 끔찍한 또 다른 절망을 얻게 된다. 이건 

행복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이 자신의

행복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그 외에도 사람의 관계와 절망.. 조금 저급한 표현으로 이야기하면

인간의 내면 속 바닥까지 표현한 소설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절망

그리고 앞으로 갖게 될 힘든 고난과 역경을 또 다른 누군가의

희비를 통해서 공감하고 심심찮은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라본다.


불임클리닉에 다녀온 날 제임스를 만났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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