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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딥쇼크 - 량원펑과 천재군단의 AI 전술, 미중 테크전쟁의 서막을 열다
이벌찬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3월
평점 :
딥시크 딥쇼크는 SNS에서 출간 전 광고와 서평단 모집 글을 봤을 때부터 너무 내용이 궁금했던 책이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서평단에 당첨되어 꼭 읽어보고 싶던 책을 정식 출간 전에 받아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책 표지가 좋아하는 보라색톤으로 이루어진데다, 딱 좋아하는 장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독성이 정말 좋았다. 내용도 평소 관심이 컸던 인공지능의 발전에 관한 것이었던 데다, 물리적으로도 좋아하는 편집 스타일이라 더욱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생성형 AI의 발전이 눈부신 작금이다.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에서 새로운 AI 모델 R1을 출시한 것이 바로 올해 1월 말의 일이다. 기존의 챗GPT에 비해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 인공지능이, 미국의 반도체 수입 제한 조치 아래서 탄생했기에 R1과 딥시크는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저자도 글 속에서 한 번 언급하였듯, 중국의 첨단산업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은 조직적인 복제, 기술 유출과 막대한 국가적 지원 때문이라고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인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딥시크의 창업자이자 R1의 개발자인 량원펑이란 천재와 국가주도의 산학협동적 거시동원체제와 오랜 시간 누적된 비평준화 교육이 이루어낸 쾌거가 현재 중국의 눈부신 기술 발전의 증표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딥시크는 결코 우연이거나 일회성인 사건이 아니고, 화웨이, 틱톡, DJI등 앞으로도 인공지능이란 분야에서 놀라운 혁신이 거듭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저자가 언급한 바처럼 수백 년 전 청나라에 사절단으로 다녀온 조선의 선비 권시형은 <석단연기>란 책에서 당대 청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활용하고 있던 석탄 산업을 무시하였다. 권시형의 인식은 당대 조선의 지식인이자 지배계급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대변한다. 조선 시대 말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고 변화하지 않았던 조선은 근대의 물결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우리가 어쩌면 조선 말 우리 선조들이 범한 어리석음을 답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중국을 미국처럼 인공지능과 첨단 테크놀로지의 선도자의 위치에 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다 선진화된 기술을 훔쳐서 복제한 것에 불과하다고 폄훼하는 동안, 중국은 불과 몇 년 만에 미국의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저자가 무수히 많은 도표와 자료로 언급하였듯 중국은 인공지능 분야에 있어서 자본력도, 인재풀과 학술적 연구 성과와 상용화된 기술 모든 면에 있어서 2인자의 위치에 올라섰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대에, 생성형 AI와 중국의 혁신 기술은 R1의 전면금지와 같은 단발적인 조치만으로 외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세계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해하고,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지에 대하여, 오픈형 AI R1과 틱톡 등을 통하여 세계의 디지털 패권을 장악하여 어쩌면 2025년의 새로운 빅브라더로 부상할 지도 모를 위협을 주는 중국에 맞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다 같이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