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권의 액션은 이전같은 과장된 코미디가 아니라 찐 스파이 액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네요. 덕분에 위기감 완전 맥스였네요. 이런 긴장감 정말 좋아요!!!그래도 아냐와 다미안은 여전히 귀여웠구요. 로이드는 여전히 젠틀했고 요르와 유리는 여전히 이상… 흠흠…이 캐릭터들 각자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시트콤을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기본틀이죠.그런데 권을 거듭해가며 각 캐릭터들의 서사가 드러나면서 각자의 비밀이 웃음을 넘어서 그 이면의 상처와 눈물로까지 연결되는 것 같아요. 로이드, 요르, 유리에게는 전쟁으로 인한 상실이, 아냐와 본드에게는 실험대에서 비인륜적으로 다뤄졌던 아픔이, 게다가 다미안에게도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깊은 상처가 있지요. 그래서인지 이 우당탕탕 스파이 소동이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네요. 더 나아가 처참한 상황에서 고통 받았지만 서로 보듬으며 웃는 그들을 보면서 독자는 힘을 얻고 힐링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분명 끝까지 단숨에 읽기는 했어요. 초반의 재미가 후반에 사그러들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다 읽고 난 감상은 한마디로 ??? 입니다. 개운하지 않은 의문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죠.중반까지 새로운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하는데요. 이야기의 지분도 꽤 차지하는 인물들이라 처음엔 흥미로웠지만 이 캐릭터들이 끝까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 같네요. 심지어 어떤 캐릭터는 설명도 없이 사라졌고 어떤 캐릭터는 제 행위의 개연성도 부여받지 못한 채 그저 이야기 전개의 도구로 쓰이기도 하구요. 로즈마리와 백작의 캐릭터는 흔하지 않은 관계성을 보여서 좋았는데 다른 캐릭터들은 그 서사가 빈약하고 등퇴장이 뜬금없어서 너무 아쉬웠네요.여주의 능력도 의문입니다. 똑똑하고 영민하고 부지런하고 게다가 먼치킨 능력까지 소유했는데요. 결정적인 순간에 치명적인 활약을 하지 못하네요…? 가공할 능력을 가졌고 또 그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도 받았는데 왜 흑막에게 속절없이 제압당했는지 의문이에요. 구구절절 늘어지는 설명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독자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여주의 능력과 한계를 보다 친절하게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닐런지요.진짜 재미있게 달려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안타까운 작품이네요.
프롤로그부터 눈길을 확 끄는 이야기 전개가 심상치 않았네요. 여주의 완벽한 현재와 처참한 과거를 대비시키면서 과연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요.여주의 강인하고 회의적인 캐릭터 또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네요. 여주의 개성적인 캐릭 덕분에 초반 육아물이 흔한 몽글몽글 밝은 분위기로만 흐르지 않고 상처입은 아이의 어둡지만 복잡다단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진중한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담는 필체는 담백하고 덤덤하기 짝이 없어서 묘하게 매력적이네요.로맨스도 로맨스지만 오히려 여주의 성장과 치유를 바라며 완전 몰입해버렸네요. 끝까지 초반의 이 바람직한 텐션이 계속 유지되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