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은 소설 빙의, 환생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는 다소 가벼운 이야기인 것 같았어요. 게다가 초반부는 햇살 낭낭한 육아물 클리셰처럼 보였구요. 하지만 육아물이 아니었네요. 게다가 여주는 마냥 햇살도 아니었고 예상되는 이야기도 결코 가볍지 않네요.
전생에 여주는 가족과 애인에게서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았죠. 빙의 후 가족과 주변인들에게서 받는 지극한 사랑도 전생에 받았던 상처를 지우지 못하는 것 같구요. 이번 생에서 여주의 은밀하고 절실한 바람이 사람들에게 절대 상처받지 않는 것일 정도로요.
그래서 여주는 새로운 생에서 자신의 위치를 단지 관객으로만 고정시키면서 타인들과 미묘하게 거리를 두네요. 가족과 친구, 신하들의 애정과 충성은 결국 일대일의 거래에 불과함을 끝없이 스스로에게 주지시키면서요.
사실 솔직히 여주의 일관된 원작무새 타령이 답답하고 지루하기까지 했었거든요. 하지만 ‘그’ 전생 서사 덕분에 여주의 적극적인 방관자 포지션을 이해할 수 있었네요. 더 나아가 아주 자연스럽게 여주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기원하게 되네요. 이건 다 1권의 지루한 듯한 빌드업 덕분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여주의 문제는 ‘찐’남주를 만나야 해결될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남주는 끊임없는 학대로 흑화되기 직전이네요. 게다가 신기하게도 여주와 남주 롤임이 분명함에도 둘의 만남은 너무나 드물구요.
정치적으로도 복잡하게 꼬인 상황에서 여주와 남주의 본격적인 만남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완전 기대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