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공광규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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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이 가득 피어있는 그림책의 표지를 물끄러미 본다.
누군가 방에서 눈내리는 밖으로 나오고 있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그 사람은 그리운 할머니.

책장을 넘기기전 이 표지 그림에서부터 벌써 마음이 뭉클해진다.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데 맘이 더 아련해진다.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은 매화나무 가지에 앉고..”
낭송하고 싶어지는 싯귀가 적혀있는 책장을 넘기며 눈내리는 풍경을 따라간다. 곳곳에 내려앉던 눈은 어디로 가는 걸까?
“앉다가 앉다가 더 앉을 곳이 없는 눈은 할머니가 꽃나무 가지인 줄만 알고 성긴 머리위에 가만 가만 앉는다”

따스한 밥을 지어놓고 방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할머니. 할머니! 하고 크게 부르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찌개가 있는 그 밥상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눈이 참 많이 오는 추운 계절에도 할머니와 함께 군불 땐 방안에 있으면 세상 아늑하고 행복했다.

손주에게 맛난 밥상을 차려 주려고 눈발날리는 곳곳을 이리저리 다니는 할머니. 뒷모습에서도 그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마지막 장에서 할머니의 인자한 미소를 본다.
날 반겨주며 이리 말씀하시는 듯 하다.
"오냐, 우리 강아지 왔나~"

눈이 올 것만 같은 오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리운 할머리와 흰눈을 기다리며 어린시절의 내가 되게 해주는 그림책.

시가 그림이 되고 그림이 시가되어 맘을 어루만지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서평이벤트#도서제공#바우솔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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