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쇼크 - 금리가 재편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
제이미 러시 외 엮음, 임경은 옮김, 박정호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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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은 무엇일까. 원유도, 반도체도 아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들은 단호하게 답한다. 바로 돈의 가격, 즉 금리다. 그리고 지난 40년간 끊임없이 하락해온 그 가격이 이제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 『머니쇼크』의 핵심 경고다.


책의 중심 개념은 자연이자율이다.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이론적 균형 금리로, 19세기 경제학자 크누트 빅셀이 제시하고 벤 버냉키가 현대 통화정책의 나침반으로 재조명한 개념이다. 저자들은 12개 선진국 데이터로 독자적 모형을 구축해 이 금리가 왜 하락했는지, 이제 어디로 향하는지를 추적한다. 잠재성장률 둔화, 베이비붐 세대의 저축 증가, 중국발 글로벌 저축 과잉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수십 년간 저금리 시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미국의 실질 자연이자율은 1970년대 약 5%에서 2012년 2% 이하로 추락했고, 가계는 영끌 투자에 익숙해졌으며 국가는 값싼 빚을 마음껏 쌓아왔다.


저자들은 이제 그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8가지 구조적 시그널을 제시한다. ① AI·기술혁신으로 기업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② 베이비붐 세대가 저축 소비 단계에 진입하면서 자금 공급이 줄고 있다. ③ 코로나19를 거치며 선진국 부채가 GDP의 90~230%에 달하는 임계점에 도달했고, ④ 탄소중립 전환에는 세계 GDP의 30%에 달하는 30조 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⑤ 미중 갈등과 지정학 분열로 공급망 재편 비용이 오르고, ⑥ 중국의 미국채 매입 감소로 금리 하방 지지선이 사라지고 있다. ⑦ 오일머니가 미국채에서 주식·실물 자산으로 이동하는 페트로달러의 변심이 진행 중이며, ⑧ AI 수혜 편중으로 심화되는 불평등은 방향이 불확실한 변수로 남아 있다. 이 중 AI와 불평등은 양날의 검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금리 상승 방향으로 수렴한다. 저자들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실질 자연이자율이 2030년대 2.8%까지 오르고, 명목 10년 국채 수익률은 4.5~5%대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예측이 틀린다면 금리를 너무 높게 잡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낮게 잡아서일 것이라는 경고는 묵직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먼저 영끌·레버리지 투자의 시대가 끝났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투자 판단의 기준이 "이 자산이 조달 금리를 이길 수 있는가"로 바뀌어야 하며, 변동금리 대출은 고정금리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금리 4~5%대 환경에서는 예금·단기채권·MMF만으로도 실질 수익이 나는 시대다. 부동산 역시 저금리가 밀어올리던 구조가 바뀐 만큼, "오를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는 이제 위험하다. 직장인이라면 내가 속한 산업이 고금리 환경에서 어느 포지션인지도 따져볼 때다. 레버리지 의존형 업종은 위축되고, 금융·에너지·방산·인프라는 상대적 수혜를 받는다. 연준 금리 결정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습관도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다. 공짜 돈의 시대는 끝났다. 저금리라는 조건 위에 쌓아온 모든 선택을 다시 점검할 때가 왔고, 이제는 돈의 가격을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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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판) - 숨이 막힐 때 주문처럼 특서 청소년문학 4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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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는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지만, 오늘을 대하는 선택과 태도는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미리 염려하며 오늘의 마음을 흔들곤 한다. 하지만 삶은 늘 오늘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내일로 향하는 법이다. 완벽한 내일을 준비하느라 오늘을 망치기보다는,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일이 가장 위대한 용기일지도 모른다. 김선영 작가의 장편소설 『내일은 내일에게』 개정판은 이처럼 숨이 막힐 듯 버거운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오늘을 버텨내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단단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열일곱 살 소녀 연두의 삶은 청소년 문학이 흔히 다루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재개발조차 비켜간 저지대 동네의 오래된 집에서 연두는 가난과 상실, 외로움과 불안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살아간다. 친엄마와 아버지를 모두 여의고 새엄마, 그리고 아버지는 같고 엄마는 다른 이복동생 보라와 함께 살아가는 연두에게 세상은 자꾸만 소중한 것들을 앗아가기만 하는 냉혹한 공간이다. 기댈 수 있는 어른도 없고 안정된 울타리도 없기에 연두는 자신의 미래를 감히 선명하게 그리지 못한다. 그저 하루하루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늘을 버텨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연두의 집 앞에 새로 문을 연 '카페 이상'은 연두의 메마른 일상에 작은 균열을 일으킨다. 우연한 기회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연두는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지닌 사람들과 마주한다. 말 못 할 깊은 상처를 품고 왼 손목에 붉은 선을 숨긴 동급생 유겸, 먼 타국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으로 온 마농,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당당하게 바라보는 이규, 그리고 연두의 내일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카페 주인아저씨까지. 연두는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혼자서 고독하게 버티는 법이 아니라, 서로의 결핍을 보듬고 조용히 곁을 내어주는 연대의 온기를 처음으로 배우게 된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결핍에 직면한 아이들의 현실을 다루면서 결코 설익은 위로나 어설픈 다독거림으로 이야기를 쉽게 덮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설 속 현실은 차갑고 잔인하며, 깔끔하게 매듭지어지는 해피엔딩도 없다. 신이 당장 다음 고난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같은 가혹한 상황 속에서도 작가는 냉정함을 유지한다. 어차피 감당해야 할 제 몫의 삶이라면 비겁함 없이 그대로 직시하고 겪어내야 한다는 뚝심이 문장마다 박혀 있다. 거창한 구원이나 극적인 반전은 없지만, 불안 속에서도 다시 밥을 먹고 학교에 가며 타인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시간을 묵묵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준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은 갖지 않기로 하자."라는 연두의 다짐처럼, 책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놓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내 미래를 기대하고 기다려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가 있다면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다시 걸어갈 힘을 얻는다. 완벽하지 않은 채로도 삶은 계속되며, 오늘을 살아낸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 숨이 막히고 삶이 버거운 순간, 주문처럼 외치는 "내일은 내일에게"라는 말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무게를 내일의 나에게 기꺼이 맡겨두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불안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매일 주저앉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가슴 먹먹한 울림과 단단한 용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내일은내일에게 #김선영 #특별한서재 #청소년문학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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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일곱,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 1,000번의 임장으로 알게 된 돈 되는 아파트의 비밀
나무좋아 지음 / 지음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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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기만 해서는 결코 삶의 궤도를 바꿀 수 없다는 냉혹한 진실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마흔일곱,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의 저자 "나무좋아"는 그 질문에 대해 두 발로 땅을 디디며 행동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이 책은 단순히 자산을 몇 배로 불렸다는 식의 흔한 부동산 투자 성공기가 아니다. 낮에는 어린이집 원장으로, 밤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 치열하게 살아가던 한 평범한 워킹맘이 마흔일곱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자본주의의 냉혹한 현실을 깨닫고 치열하게 부딪쳐 온 성장의 기록이다. 저자는 늦었다는 두려움을 누른 채 8년 동안 전국을 1,000번 넘게 돌며 발로 가치를 체득했고, 700권의 책을 읽으며 자산의 본질을 꿰뚫었다. 글귀 곳곳마다 묻어나는 저자의 절실함은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넘어, 내 가족을 지킬 번듯한 집 한 채를 갖겠다는 간절함으로 다가와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책의 핵심은 부동산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 있다. 저자는 집을 단순한 소비재나 머무는 공간으로만 보지 말고 실거주 가치와 자산 가치, 그리고 노후 연금 가치를 동시에 지닌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권과 정책이 바뀌어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입지 공식'을 강조하며,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입지를 사는 것이라는 본질을 일깨워준다. 특히 이론적인 나열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가 모이는 도시의 공식, 교통과 학군의 중요성, 환경 분석 방법 등을 체계적인 5단계 실천법으로 정리하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 또한 과거 저서에서 기본이 없는 상태로 뛰어든 첫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초기에는 돈을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투자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기본기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책의 독보적인 가치 또한 바로 그 현장의 생생함이 깃든 구체적인 실패와 성공 사례, 그리고 풍성한 부록에 있다. 사글세 자취방에서 시작해 전세 사기와 기획부동산 사기까지 겪었던 저자의 뼈아픈 과거 고백은 책의 신뢰성을 한층 더 높인다. 실패를 딛고 경기도 매수에서 서울 매수로 방향을 바꾸며 입지 우선 투자 리스트를 만들어간 실제 투자 사례들은 부린이들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된다. 여기에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부록 1 나무좋아의 서울/수도권 핵심 임장 루트'와 '부록 2 서울 25개 구 생활권 지도'는 로드뷰나 손품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동네의 숨은 가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이 책만의 강력한 무기다. 매주 서울을 최단기간으로 걸으며 정을 붙인 저자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지도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시장은 끊임없이 요동치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저자는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흐름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며, 내 형편에 맞는 나만의 강남을 찾으면 된다는 따뜻한 조언은 늦었다고 망설이는 이들에게 큰 용기를 준다. 부동산 공부가 처음인 이들에게는 친절한 마인드셋 안내서가, 이미 투자를 이어가는 이들에게는 방향을 다잡아주는 든든한 길잡이가 될 명저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지음미디어 #나무좋아 #마흔일곱부동산공부를시작했다 #부동산공부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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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비밀이야 특서 어린이문학 18
박현숙 지음, 김진아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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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옮기고 싶은 유혹은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타인의 비밀을 아는 순간 입안이 간지럽고 온몸이 들썩이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법한 일이다. 박현숙 작가의 동화 『그러니까 비밀이야』는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 특히 본격적인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마주하는 말과 소문, 그리고 우정의 문제를 실감 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단순히 "남의 말을 옮기면 안 된다"는 일방적인 훈계 대신, 비밀을 품었을 때의 안절부절못하는 마음과 이를 발설했을 때 찾아오는 소동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딱 맞춰 포착한다.


주인공 장수는 매사에 입이 근질근질한 소년이다. 악의는 전혀 없지만 재미있는 정보를 주변에 공유하고 싶어 하는 본능을 이기지 못한다. 집안의 사소한 이야기를 발설해 부모님을 다투게 만들거나 형을 곤란하게 만드는 등 이미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장수가 친구 민지의 아주 소중하고 조심스러운 고백 쪽지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민지는 비밀을 지켜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지만, 장수에게 비밀을 혼자 간직하는 일은 밥맛이 떨어지고 숨이 잘 안 쉬어질 만큼 괴로운 과제가 된다. 결국 장수는 전학생 홍기는 반 사정을 잘 모르니 안전할 것이라는 나름의 계산을 하며 "너만 알고 있어야 해"라며 비밀을 털어놓고 만다.


장수의 입을 떠난 비밀은 마치 나비처럼 나풀나풀 날아가 순식간에 반 전체로 퍼진다. 아이들의 입을 거치며 왜곡되고 부풀려진 소문은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당사자인 민지에게 큰 상처를 입힌다. 작품은 비밀이 소문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시각적이고도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한 번 뱉은 말은 결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진실을 일깨운다. 비밀을 말해버린 직후에 찾아오는 시원한 해방감과 곧이어 밀려오는 무거운 죄책감의 대비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말의 무게를 스스로 체감하게 만든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실수한 장수를 무조건 비난하기보다, 깨어진 관계를 되돌리려 노력하는 마음에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는 점이다. 소문 때문에 괴로워하는 민지를 바라보며 장수는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를 건넨다. 이러한 성장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아이들은 약속을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니까 비밀이야』는 친구의 비밀을 지켜주는 행동이 결국 우정을 지키고, 나아가 나 자신을 멋진 사람으로 만드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태도임을 보여준다.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지혜와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책임감을 유쾌하게 심어주는 다정한 동화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특별한서재 #특서주니어 #박현숙 #김진아 #그러니까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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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를 10만 건 읽었습니다 - 베테랑 헤드헌터가 발견한 AI 시대 인재의 조건
문선경 지음 / 틔움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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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많은 직장인과 기업은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AI 시대에 살아남는 인재의 조건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20년 경력의 베테랑 헤드헌터인 문선경 저자는 신간 《이력서를 10만 건 읽었습니다》를 통해 명쾌하고도 날카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수많은 채용 최전선에서 쌓아 올린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순히 연차가 오래된 경력자가 아니라 '경험의 밀도'를 채워가는 사람만이 격변의 시대에 진짜 전문가로 살아남는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급변하는 시기에 흔들리지 않는 커리어 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개인과 우수한 인재를 갈망하는 조직 모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핵심 명제는 "경험의 밀도가 경력을 이긴다"는 점이다. 누구는 3년 만에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우뚝 서는 반면, 누구는 20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고도 그저 익숙함에 머무른다. 그 차이는 단순히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스스로를 개선하려는 의도에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전문성 5단계 법칙은 현재 나의 커리어 위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시키는 일만 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업무의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방식을 개선하며, 나아가 조직 전체에 영향력을 확장하고 분야의 기준을 재정의하는 리디파이너(Redefiner)로 나아가는 과정은 모든 직장인이 가슴에 새겨야 할 성장의 로드맵이다.


이러한 통찰은 채용을 직접 담당하는 리더의 입장에서도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현업에서 업무를 함께 수행할 팀원과 인재들을 5년 넘게 직접 채용해오며 매번 뼈저리게 느끼는 점 역시 인재 채용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지원서와 이력서가 쏟아져 들어오지만, 막상 우리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과 태도를 고루 갖춘 적격 인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이력서에 적힌 화려한 스펙과 단순한 연차만으로는 그 사람의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이나 조직 적합성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신뢰할 수 있는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채용이 가장 성공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동시에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회사 또한 인재를 '뽑는 방식'을 명확히 정립하고 혁신해야 한다. 과거의 정형화된 공채나 단순 서류 면접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없다. 송길영 작가가 언급한 '경량사회'의 도래처럼, 이제는 조직과 개인 모두가 무겁고 비대하게 움직이기보다 가볍고 빠르게 시도하며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기업은 지원자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가에만 매몰되지 않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빠르게 적응하고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정교한 채용 프로세스와 평가 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책에서 제안하는 'AI 시대 생존 전략 5단계(ADAPT)'나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는 방법(STYLE)' 등의 구체적인 프레임워크는 바로 이러한 유연한 인재들의 행동 양식을 잘 보여준다. 가볍게 실행하고, 기민하게 적응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재규정해 나가는 인재야말로 기업이 그토록 찾아 헤매는 적격 인재다. 과거에는 한 우물만 파는 전문가가 우대받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접 분야의 역량을 연결할 줄 아는 인재가 요구된다.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할수록 역설적으로 정직성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매력, 그리고 자신만의 탄탄한 서사가 차별화된 무기가 된다는 분석은 매우 현실적이며 입체적이다.


이 책은 단순히 이론적인 조언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구직자 양측의 세계를 이토록 입체적으로 꿰뚫어 보며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1년의 경험을 무의미하게 열 번 반복하는 직장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1년을 하더라도 10년 치의 밀도로 채워나가는 인재가 될 것인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한 경영자와 인사 담당자, 그리고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커리어를 설계하고 싶은 모든 직장인에게 이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치열한 채용 시장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의 통찰이 담긴 이 책은 불안한 미래를 헤쳐 나갈 확실한 가이드북이 되어줄 것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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