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 아이 ㅣ 특서 어린이문학 22
이보리 지음, 차상미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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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는 말과 ‘틀리다’는 말은 뜻이 전혀 다르지만, 어릴 적에는 그 차이를 알지 못해 괜스레 주눅 들곤 한다. 나 역시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남들과 다른 내 모습 때문에 혼자 속앓이를 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그때의 나는 유난히 겁이 많았다. 친구들은 씩씩하게 잘만 뛰어노는데, 혼자 작은 소리나 낯선 환경에도 흠칫 놀라는 내 모습이 못나 보였고 어느 순간 깊은 콤플렉스로 굳어졌다. 왜 나만 이렇게 소심하고 용기가 없을까 싶어 남몰래 고민도 참 많이 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사회를 경험하고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니, 그것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겁이 많고 조심성이 깊었던 덕분에 섣부른 사고를 덜 치고, 남들보다 더 꼼꼼하고 신중하게 매사를 살필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이 되었다. 세상에 마냥 나쁜 성격이나 기질은 없다. 단지 어린 시절의 서툰 마음 탓에 부족하고 나쁜 쪽만 크게 부각해서 바라보았을 뿐이다.


특별한서재의 어린이 문학 브랜드 특서주니어에서 출간된 이보리 작가의 창작동화 『잎사귀 아이』는 바로 이런 마음의 그늘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이야기다. 주인공 오솔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물을 마시고 맨발로 흙을 밟아야만 숨이 트이는 특별한 감각을 지닌 아이다. 학교생활도 씩씩하게 잘하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큰 혼란에 빠진다. 아빠는 솔이가 세상의 낯선 시선에 상처받을까 봐 쇠빗으로 머리를 빗겨주고 외출을 막아서며 두려워한다. 솔이의 머리에 자라난 잎사귀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남들과 조금 다른 자신만의 모습과 마주했을 때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을 보여준다.


솔이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것인지, 아니면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아이들에게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운 일이다. 튀는 행동을 했다가 친구들의 놀림을 받지는 않을지, 부모님을 걱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온갖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동화는 차이를 억지로 숨기거나 없애려 하지 않는다. 지독한 비염을 앓으면서도 솔이가 맨발로 달릴 때마다 곁을 지켜주는 단짝 친구 유찬이는 "네가 나무가 되면 내가 찾아가면 된다"라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준다. 아빠 역시 아이를 품 안에 가두려던 손길을 거두고, 마침내 창문을 활짝 열어 솔이 머리 위의 싱그러운 잎사귀를 온전히 인정해 준다.


그 따스한 사랑과 응원 속에서 솔이는 주눅 들지 않고 "난 잎사귀 아이야"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차상미 작가의 맑고 포근한 그림체는 솔이의 이 싱그러운 용기를 한층 더 빛나게 만들어 준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내 안의 두려움을 누군가 이렇게 다정하게 바라봐 주었다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 싶어 가슴이 뭉클해진다. 『잎사귀 아이』는 스스로의 단점이나 다름에 갇혀 고민하는 아이들에게는 "남들과 조금 달라도 괜찮아"라는 단단한 자신감을 안겨주고,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에게는 아이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시선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참 고마운 책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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