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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4 ㅣ 특서 어린이문학 21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8월
평점 :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지고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마주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시기에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혼자 남겨질지 모른다는 소외의 두려움이 마음 한구석을 크게 흔들어 놓곤 한다. 김용세, 김병섭 작가가 글을 쓰고 글시 작가가 그림을 그린 『25시 도깨비 편의점 4』는 이러한 아이들의 흔들리는 마음에 조용히 손을 내미는 따뜻한 판타지 동화다. 마음 깊은 고민을 품은 어린이 앞에만 나타나는 황금 카드, 그리고 24시를 넘어 오직 그 아이만을 위해 열리는 신비한 25시의 편의점을 무대로 오랜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가 드디어 네 번째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번 4권에서는 도깨비 편의점의 점장인 비형의 숨겨진 과거와 편의점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본격적으로 베일을 벗는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연이와 천년 구슬」에서는 천년 구슬의 힘으로 깨어난 어린 비형이 인간의 공포와 어두운 감정을 먹고 자라는 악한 존재 어둑서니의 음모를 막기 위해 떠나는 첫 번째 임무를 그린다. 밤이 끝나지 않는 기묘한 마을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은 고유의 설화적 상상력과 맞물리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이어지는 현대 에피소드들은 오늘날 교실과 가정에서 아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결핍과 불안을 날카로우면서도 다정하게 포착해 낸다. 「붉은 방울」은 늘 일 때문에 바쁜 엄마에게 서운함과 오해가 쌓였던 다은이의 이야기다. 도깨비 편의점의 붉은 방울을 통해 반려동물 키키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서, 다은이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의 깊은 사랑과 진심 어린 희생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진정한 사랑과 관심은 침묵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표현해야 비로소 닿을 수 있다는 관계의 소중함을 따스하게 전한다.
「춤추는 황금 신발」에서는 무대 위에서의 실수와 주변의 시선에 갇혀 무대 공포증을 겪는 서하의 고민을 다룬다. 황금 신발의 힘을 빌려 완벽한 춤으로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지만, 타인의 인정에 매달릴수록 신발은 점차 검게 물들어가며 서하의 몸을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완벽함과 외적인 조건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본래 가지고 있던 내면의 힘과 자아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역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품은 도깨비 편의점의 신비한 물건들이 고민을 덜어주는 작은 계기가 될 수는 있어도,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올바른 선택을 내리는 것은 결국 아이 자신의 몫임을 분명히 말한다. 책 속 창작 노트의 말처럼 진짜 용기란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도 제 힘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작은 시작이다. 마법이나 요행보다 더 놀라운 힘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단단한 응원이 전해진다. 타인의 평가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실패가 두려워 움츠러든 초등학생은 물론, 아이들의 여린 내면을 보듬어주고자 하는 부모와 교사에게도 깊은 여운과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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