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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게리 채프먼 지음, 김율희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내내 상담을 받는 기분이었다. 우연인지 약간의 다툼이 있은 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냥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서 선택한 책이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을 선택했을 때는 나에게 유용할지 몰랐다. 어쩌다 보니 내 주변에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책을 읽고 괜찮으면 추천을 해주려고 했었다, 원래는...
그런데 평탄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문제가 생기자 이 책의 내용이 확실하게 다가왔다. 읽고나서 선물로 주려고 했던 이 책은 공감가는 구절이 많아서 책 귀퉁이를 접고, 줄치고 하다보니
까 남에게는 줄 수 없는 책이 되어버렸다. 원래 선물하려고 했던 사람에게는 다시 선물할 수 밖에.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진정한 사랑이라고 명시한 구절을 살펴보자.
사랑은 우리를 사로잡는 감정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좌지우지되는, 잡히지 않는 목표도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우리의 손이 미치는 곳에 있으며, 태도에서 시작되어 행동으로 완성된다. 사랑을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그 감정이 생기지 않을 때마다 좌절할 것이다. 사랑이 근본적으로 행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제대로 사랑하기 필요한 사용할 준비를 갖춘 셈이다. (16p.)
사실 그랬다. 별거 아닌 일에 서운해하고,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1년전과 비교했을 때 감정이 식은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전과 다른 태도에 상처받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망각하고 있었던 것은 나 역시 그랬다는 것이다.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서 소홀해지고 당연하게 여기면서 조심성이 없어지는 그런 나날들. 이게 이어져서 다툼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왜 나만 참아야 하는 걸까? 왜 나만 미안해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참아야 하고 (상대가 그랬듯이), '나도'미안해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배려해서 괜찮다고 하는 소리가 정말 괜찮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상대방의 인내심이 바닥이 나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잘못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상대는 나를 그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는 그냥 그게 성격이라고만 여겼다. 그러다가 비난을 받게 되면 상대방이 변했다고 그렇게 여겼다. 나의 잘못은 망각정도가 아니가 아예 고려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책에 제시된 7가지 특성 모두가 중요하지만, 특히 지금 나의 상황에 제일 공감이 갔던 것은 바로 '인내'라는 특성이었다. 어쩌면 내가 제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서 그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런 나를 상대가 어떻게 참고 배려해줬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다려줄 때는 모르다가 이런 책을 통해서 알다니 내가 참 바보같기도 하다.
인내는 다른 사람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단순한 기다림과 또 다르다. 인내는 변화를 기대하지만, 절대로 강요하지는 않는다. 금세 변화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상대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지금 모습 그대로 상대에게 인정받길 원하듯이 상대에게도 그런 관용을 베풀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내가 참고 많은 것을 포기해왔다고 생각을 하지만, 상대 역시 그렇다는 것을 자주 망각한다. 처음에는 상대에게만 집중을 하고 좋은 점만을 보다가 나쁜 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상대가 변했다고 감정이 식었다고 생각해버린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단점도 그대로 수용하면서 서로의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고,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인내란 상대방이 내가 공감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해준다.
나의 행동을 제일 반성하게 만든 구절을 소개하자면,
인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참는다는 뜻이 아니다.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들의 고함소리를 듣다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방을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인내가 아니라 자기 중심적인 행동이다. 굳은 얼굴을 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71p.)
내가 참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그저 단순히 자기 중심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자기 중심적이라고 말하는 상대방에게 그저 자기방어로 나를 비난한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내 감정만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 결국을 화를 불렀다. 다른 사람의 일반에는 판단이 잘 되지만, 나의 일에는 결국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내는, 사랑은 그런게 아니다. 상대방에게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때도 그래서 억울하다고 생각할 때도 일단은 상대에게 귀를 귀울여야 한다. 나 스스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면 상대에 의해, 자신에 의해 이중으로 상처를 받게 된다. 결국은 더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안하거나 고마울 때 내 식으로 표현을 했다. 그리고 상대방이 알아주기만을 바라고, 그걸 몰라줄 때는 상대방을 원망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방은 그러길 바랐다. 노래 제목하고 끊임없이 원하고, 원망했다. 내 행동이 상대를 변화시키고 있음은 생각도 못했다. 상대의 행동에 내가 상처받는 것처럼 상대 역시 나의 행동에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 다른 사람에게는 조언도 잘해주는 내가 내 일에는 이렇게 바보같이 굴었던 것이다.
이제라도 제대로 해야겠다. 이 책에 있는 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친절, 인내, 용서, 호의, 겸손, 관대함, 정직-을 몸에 익히도록 해야겠다.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하지 않는 것도 습관이라는 것을 알았다. 미안했을 때, 고마울 때 바로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 거절당할 것이 두려워서 제대로 표현을 못하는 것, 상대에게만 완벽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그리고 내가 세운 기대가 무너졌을 때 모든 잘못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는 것까지 이 모든 것이 바로 버려야 할 '습관'인 것이다.
말할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큰 깨달음과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무료로 전문가의 정신상담을 받은 좋은 기회가 되었다. 관계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나의 경우처럼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고 이 책에서는 근본적으로 부부, 자녀, 직장 등 모든 인간과계에 대해 다루고 있으므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