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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김선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미래에는 누구나 15분간 유명해질 수 있다'는 앤디 워홀의 말은 어느덧 현실이 되어, 이제는 일반인이 인플루언서로 성장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하지만 최근에 부상한 이 인플루언서라는 존재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통적인 의견 선도자들과 달리, 자기 외모와 삶을 콘텐츠 삼아 팔로워와 조회수를 늘리고 그렇게 늘어난 영향력으로 광고주와 계약을 맺는다는 점에서 상업적 성격이 강하다.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는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SNS에 삶이 공개된 채 성장한 인플루언서 진다이아의 죽음을 시작점으로 그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인플루언서라는 화려해 보이는 삶의 이면을 들춰보인다.
'인플루언스(influence)', ‘영향을 미친다’는 영어 단어에서 파생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로서 힘을 가진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영향력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원천이 타인의 '관심'일 때, 그 영향력이란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래성과 같다. 늘 바람이 부는 곳에서 모래성이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불안과 강박이 스며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불안과 강박의 비즈니스 안에서 개인의 삶과 관계는 어떻게 뒤틀리는가?
비교와 통제, 질투와 집착, 협박과 착취.
당연하게도 인플루언서들의 예쁜 사진과 호화로운 삶이 담긴 피드에 '좋아요'를 누르는 동안, 그 안에 내재된 불안과 강박은 우리에게도 스며든다. 어느 순간,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규격화된 하나의 모습으로 쪼그라들지 않았는지, 피드 속 사랑스러운 모습을 닮고 싶은 나머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결과 타인을 제대로 바라보는 법 또한 잊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다니가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고 보이는 걸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며 진실에 올바로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SNS 생태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집단적 광기와 같은 도파민의 파도 속에서 빠져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 그 화려한 허상 뒤에 숨은 실체가 보이고, 진짜로 봐야 할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는 이제 보이는 것 너머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복해 보이는 얼굴 뒤에 슬픔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질투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 불안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댓글보다 직접 건네는 말 한마디가 위로를 준다는 걸 알았다.
마지막으로 다이아 언니의 SNS 계정에 접속했다. 간간이 '좋아요'가 눌리고 가짜 애도 댓글들이 달리곤 했던 언니의 기록들. 사람들은 여전히 보고 싶은 것만 쫓고 있었다. 나는 언니의 프로필 아래 '언팔로우' 버튼을 눌렀다. 홈 화면으로 돌아가자 피드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 좁은 화면 속에서 언니를 풀어 줄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던 모습이 아닌 내 방식대로 언니를 기억하고 싶었다. 빛나기 위해 스스로를 태우고, 그 불길로 주위 사람들을 상처 입히기도 했던 인간 진다이아. 고군분투했던 한 사람을 드디어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끊임없이 시선을 사로잡는 무언가를 보여주며 유혹하는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과연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이다니처럼 진실을 밝히고자 행동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는 미래가 가능한 것인지, 우리 세상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