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 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주강현 글.사진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등대에 대해서 흔히 생각하고 연상시킬 수 있는 이미지는 "등대지기" 노래의 낭만성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등대라기보다는 서구 어딘가의 추상화된 등대일 가능성도 높다. 등대가 한국 내에도 많이 있으리라는 점은 피상적으로라도 알 수는 있겠지만 생각보다 등대를 직접 찾아가 보고, 등대가 어떠한 목적에서 설치되었고, 그 내력이 어떻게 되는지, 등대를 생활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 바는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해양문화사의 관점에서 폭넓은 조사와 답사를 토대로 하여 성과물들을 내고 있는 주강현 선생의 최근 저서인 <등대>는 남한의 해안지역을 방대하게 발로 뛰고 자료를 조사하여 정리함으로써 한국의 여러 등대에 대하여 각 등대가 가지고 있는 내력과 특색, 등대가 시대별로 변해간 과정에 대하여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과 더불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같은 등대이기는 해도 각 지역별로 설치되어 있는 등대의 생김새도 다르고, 담당할 수 있는 역할도 상당히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등대 형식의 변천사,  등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분들의 애환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일독해 볼 가치는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렇게 등대라는 소재 하나를 가지고 관심과 애정을 쏟아부어 등대와 관련되어 있는 역사와 문화, 생태 등에 대해서 다양하게 조망하고 있는 책은 흔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우리나라의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 각종 등대에 대하여 직접 답사를 하면서 집대성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등대의 문화사를 재조명해서 복원해 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점이 아닐까 한다. 확실히 육지의 문화만이 아니라 해양 쪽으로도 시선을 돌려보면 좀 더 다양한 측면을 부각시켜낼 수 있다는 시사점을 던져준다는 측면에서도 그동안 너무 육지 위주의 사고방식으로만 생각했던 건 아닌지 반문하게 만드는 책이다. 관점을 바꾸어서 생각하고 접근하면 더 많은 것들을 접하고 얻어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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