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들이 좀 할 겸 시내에 나가서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한 영화 <오래된 정원>을 감상해 보았다. 황석영 씨의 원작 소설을 읽어본 지 너무 오래되었는지라 내용이 가물가물하긴 했지만 영상이 전개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 볼 수는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 책을 읽을 때만큼의 감흥은 없이 그저 담담하고 무난하게 감상을 하면서, 영화에서는 "'오래된 정원'이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바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란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영화를 본 다음에는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교보문고에 들러 서가 쪽을 주욱 둘러보면서 새로이 눈에 띠는 책이 있는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도서관을 갈 때도, 서점가를 갈 때도 마찬가지지만 일단은 서가를 맨 위 왼쪽에서부터 맨 아래의 오른쪽까지 훑어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는 책이 있는가를 살피고, 저번에 들렀을 때와 배치가 바뀐 점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러한 와중에 손에 잡히는 책이 몇 권 생기기 마련인데,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는가에 대해서 서문과 목차를 살펴보면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지, 흥미가 생기는지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서 괜찮겠다 싶으면 가져간 수첩에 도서명과 저자, 출판사, 출판연도 등을 하나씩 기록해 넣는다. 일단은 책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다고 해도 한꺼번에 다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 사서 볼만한 형편도 아닌지라 기록으로 먼저 정리만 해 두는 것이다. 수첩에 올라간 책의 목록은 단시간 내에 읽음으로써 밑줄(다 읽었다는 표시)이 그어지기도 하지만, 유예기간이 길어져서 장시간에 걸쳐 방치되는 경우도 많기는 하다. 수첩에 올라간 도서목록 중에서 끝까지 읽어낸 책은 전체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튼 1월 5일의 나들이에서 수첩에 그 이름을 올려놓은 책은 다음과 같다.

<식민지의 일상 지배와 균열>, 공제욱 정근식 엮음, 문화과학사, 2006.

-> 대략 10년 전에 발간되었던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권력>(문화과학사, 1997)의 후속작으로 그 이후의 연구성과들이 담긴 책인만큼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목록에 올려두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도시를 건설하다>, 하시야 히로시 지음, 모티브북, 2005

-> 그리 분량이 많지도 않고,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과 대만에 있어서 도시 계획이 어떠한 식으로 이뤄졌는가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책인지라 관심을 끌었다.

<한국 근대성 연구의 길을 묻다>, 장석만 외 지음, 돌베개, 2006.

 

 

 

-> 요근래 "근대"와 관련된 주제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장 학자들이 "근대" 연구와 관련된 자신들의 경험담을 엮은 책인데, 한 번 정도는 읽어보면 괜찮겠다 싶었다.

<황금광 시대>, 전봉관, 살림, 2005.

 

 

 

 

-> 최근에 <경성기담>(살림, 2006)을 펴낸 전봉관 씨의 전작인데, 사료조사를 바탕으로 이야기거리를 흥미있게 잘 풀어나가는만큼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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