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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룩뒤룩 간질간질 뭘 먹어야 해? - 최열 아저씨의 푸른 지구 만들기
최열 지음, 박응식 그림 / 청년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건강과 관련하여 운동보다도 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먹거리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겐 더욱 큰 문제로 자리 잡았다. 주변에서도 엄마표 간식을 만들기 위하여 전기 오븐을 구입하는 집이 늘었다. 요리 솜씨 없는 나로서는 가을이 고맙기만 하다. 고구마, 사과, 귤이 이따금씩 간식이 되어주니 말이다.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식혜, 그리고 책을 좀 보면 할 수 있겠다 싶은게 타래과뿐이다. 이제는 생각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엄마의 실천이 더욱 중요한 만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요리하며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먹거리에 대해 전체적으로 흐름을 잡아준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사람을 화나게 하고, 무슨 환경호르몬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나와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에서 아이들이 끝까지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너무나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으면 아이들은 읽다가 덮었을 것이다. 더 알고 싶은 것은 이 책을 읽고나서 연계하여 찾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통기한과 더불어, 우유를 고를 때 딸기 향인지 딸기 맛인지 아이들에게 꼭 확인 하도록 했던 참이라 엄마로서는 응원군을 만난 기분이다. 패스트 푸드가 왜 안 좋은지를 가공 과정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안에서 어떻게 길러지는지 보여주는 부분은 크게 공감하게 된다. 벌레도 안 먹는 과일이나 채소, 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에 대한 글도 아이들은 그게 무슨 말이냐며 호기심 가득해서 들어 주었다.
그러나 응원군을 만난 듯한 가벼운 마음도 잠시 뿐이다. 바다에서 나는 것도 안심할 수 없고 수입되는 과일이나 생선도 식단에서 재껴야 되고…. 읽으면 읽을수록 아이들이 지켜야 할 것보다 어른들이 나서서 해 줘야 할 것이 더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세상과 맞닿게 된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다. 도대체 뭘 먹으라는 건지….
이 책을 읽어준 날, 저녁을 먹다가 문득 남편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 간장, 된장 담글 줄 아는 사람 몇이나 될까 물었다. 거의 없겠지? 우리 집의 식탁에 오르는 것 중에서 많은 것들이 시골에서 직접 재배한 것, 어머님이 손수 담가 주신 것들이다. 건강한 먹거리는 건강하게 재배한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을 때 큰아이는 주말 농장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제는 제법 자란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이라도 더 시골집에 다녀와야겠다. 건강한 먹거리를 나이드신 어머님과 남편에게만 맡기지 말고 온 가족이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결국 일에 대한 건강한 생각을 낳게 된다.